감사

by leaves

지난 번 뮤직테라피 때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테라피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머리가 투명한 것처럼 맑고 무언가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을 한 것처럼 기분이 자연스럽게 좋은 것이었다. 음악의 힘이 이런 걸까 놀라며 오늘 다시 뮤직테라피를 찾았다. 2시간 동안 세번에 걸쳐 음악을 들으며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상상의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눈을 감고 각자 어떤 문으로 들어서는 것을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그 문은 사람마다 따르게 모양이 보였고 떠오르는 장면도 모두 달랐다. 떠올린 것을 나누며 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았고 나 역시 이런 저런 분노가 나를 감쌌다. 그러다 누가 나를 들어 올린 것처럼 다른 세상이 펼쳐 졌는데 피터 래빗을 쓴 베아트리스 포터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자신의 집과 주변 숲이 그것이었다. 전에도 타샤 튜더 같은 사람처럼 그림책을 쓰고 정원을 가꾸며 살고 싶다고 늘 말해왔는데 그런 풍경이 마지막에 펼쳐진 것이었다. 다른 사람의 비난과 조롱이 더 이상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런 나만의 평화로운 공간이었다. 수많은 어려움에도 나는 여기까지 왔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많이 이루었다. 앞으로도 글을 쓰며 자연을 가까이 하며 살아갈 생각으로 다른 욕심은 없다. 그대는 마치 내가 그대 곁에 있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처럼 나를 조롱하지만 난 함께 하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왔다. 지금처럼 소통하는 것은 좋지만 함께 하는 것은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를 평화롭게 하지 않을 거라고.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나는 유명한 사람들의 삶을 옆에서 지켜봐왔고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다. 나는 그들이 전혀 부럽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대를 보고 싶어 한다고 나를 그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대는 나의 그런 마음을 좀 다르게 보는 것 같다. 그렇게 느껴진다. 지금 나의 세계에선 모든 게 평화롭다. 내 주위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지원해 준다. 그런 내가 지금의 평화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나는 오늘 테라피에서 본 나의 미래의 모습처럼 그림책과 아이와 숲에서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리라 생각하며 나의 계획을 실천할 뿐이다. 내 마음의 평화를 돕는 음악에 감사하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감사하게 여겨야 겠다. 지난 번 테라피에 갔을 때 빵을 사들고 가서 먹었는데 선생님이 눈여겨 보셨는지 오늘은 김밥을 챙겨 주셨다. 정말 모든 것이 배려로 다가오는 테라피 수업이 너무 마음에 든다. 맛난 김밥을 먹으며 좋아하는 음악이나 실컷 들어야 겠다. 오늘 하루는 환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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