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연인>이라는 책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한다.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이번 만큼 궁금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영화로 나올 당시 <연인>에 대한 인상은 장 자끄 아노라는 거장이 왜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는지 궁금했었다. <색,계> 역시 거장이 만든 19금영화란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컸다. 사실 야한 영화는 많지만 거장들은 어떤 이유로 그런 영화를 만드는지. 단순히 야한 영화라고만 했다면 젊은 시절에는 보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에 있어 육체적인 면이 얼마나 그 비중을 차지 하는지. 남자와 여자 모두 같은 비중일지. 그 가운데 플라토닉한 사랑을 한다면 그건 위선일지.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두 영화는 모두 어떤 관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결말을 맺는다. 그들의 사랑은 어딘지 어둡고 쓸쓸하다. 여자의 경우 주인공임에도 그 마음을 다 알지 못하겠다. 그와 그녀는 정말 '사랑'을 나눈 것일까.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오로지 기쁨일까. 그에 있어 적정선이라는게 존재하는 것인지. 책을 읽으며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에서는 질투와 기다림이 계속된다. 그의 전부를 갖지 못한 채 전화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이 역시 그저 기쁨만을 누릴 수는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달콤한 사랑의 언어가 계속되기만을 기대하는 나에게 이 이야기들은 너무도 무겁고 어둡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 점에 있어서 같은 처지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세상이 달라 보이기 때문에.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