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테라피 축제를 마치고 회원들과 뒷풀이를 가졌다. 이들을 만난지 벌써 2년째되어간다. 도서관 그림책테라피 모임에서 만나 독서모임으로 이어졌는데 개성이 다들 뚜렷한데도 처음부터 서로를 좋아하고 궁금해 했다. 그래서 뜻을 모아 안양시에서 지원하는 동아리 모임에 신청을 하고 오늘 행사까지 이어졌다. 정말 몇백년만에 막걸리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는 시간이었다. 근데 자꾸 내가 안주거리가 되는 것이었다. 그게 너무 웃겨서 오랜만에 정말 많이 웃은 것 같다. 나의 악필이며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것등 사람들이 흥미를 끌었나보다. 사실 나는 말을 많이 안하는 편인데 오늘은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친하고 서로 좋아한다는게 이런 거구나 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약점을 놀려도 기분 나쁘지 않고 서로에 대해 좋아하는 마음을 밝혀도 부담스럽지 않은. 술을 많이 마셨는데도 너무 웃어서인지 술이 취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같이 여행이라도 가고 전시회나 콘서트를 가자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제는 그만큼 친해지고 테라피를 하면서 속속들이 알게 된 것이다. 대화를 한다는 걸 귀찮아하는 나이지만 오늘만큼은 즐겼던 것 같다. 사람들을 웃긴다는 게 즐겁기도 했다. 나 때매 웃는 사람들이 있다니. 나도 이제는 대화를 좀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그것만으로도 외롭지 않고 행복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나의 목표는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 괜찮은 목표인 것 같다. 사실 수필합평에서는 독설가로 유명해서 잘 될지는 모르겠다. 남들에게 좀 더 너그러워져야 겠다. 날씨도 너무 좋고 야외에서 가을을 만끽하며 술을 마시니 취하지도 않고 너무 즐거운 하루였다. 우린 또 어떤 궁리를 해서 모일지 기대되는 밤이다. p.s 근데 라틴어 미사는 왜 자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