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계란도 노른자는 안먹었고 콩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내 빼빼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다. 살이 찔만한 것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에서 반찬으로 고기가 자주 등장하지 않았던 것도 있다. 무언가를 많이 먹는 것은 내게 너무 큰 부담이고 자꾸 음식을 권하는 것은 내게 폭력에 가까웠다. 언제부터 고기를 먹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난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흰>은 읽었는데 <채식주의자>도 궁금해졌다. 이제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고기도 좋아한다. 내가 왜 예전에 그렇게 식욕이 없었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ㅋ 운영언니의 첫 작품<바늘>에는 핏물이 가득한 고기를 사가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세상엔 채식주의자도 있지만 육식주의자도 있는 법이다. 대부분의 먹방에서는 고기를 끊임없이 먹는다. 무서울정도로... 인간은 남의 살을 먹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주는 아니었을 것이다. 사냥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인간에게 먹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그 시간동안 인간은 무엇을 하게 될까. 정말 어느 순간 식량이 부족한 날이 오게 될까. 그럼 인간은 어떻게 될까. 누군가 현명한 이가 있어 전세계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순 없을까. 아직도 우리나라에도 배고픈 사람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때도 있다. 만약 다들 조금씩만 먹는다면 해결이 될까. 우리는 조금씩만 먹는 사람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독서모임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채식주의자를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