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출은 즐거웠는지. 이런 날엔 정말 나가서 가을을 만끽해야 한다. 날씨 탓인지 나도 머리가 맑고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했다. 앞으로 내가 어떤 작가가 되면 좋을지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써야할 것 같다. 나민애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추천해 주신 고대 철학사를 읽었다. 만화로 되어 있는데 이해하기가 쉬웠다. 생각을 한다는 건 뭘까. 정의를 내리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 하는 일들이 왜 중요할까. 나와 생각이 많이 다른 사람과 나는 어울릴 수 있을까. 어쩌면 나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설득할 논리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남의 것을 가지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쟁이 벌어진다. 또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개인간의 범죄에도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어쩐지 점점 불안해 진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강 작가가 수상 수 밝힌 전쟁통에 기자회견은 하지 않겠다는 말에 적극 공감이 간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랑을 하더라도 100퍼센트 상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노력해 본다. 그게 사랑이니까.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싶어 졌다. 뭔가 힌트가 될만한 것이 있을 것 같다. 이 가을, 좋은 책을 많이 찾아 읽고 싶다. 나의 관심범주가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누가 책 좀 추천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