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다. 태풍이 온다더니 날이 맑기만 하다. 산책을 하면서 화두는 '관심'이었다. 이번에 동서문학상을 타고나니 모임 사람들이 관심이 나에게로 향했다. 마침 안양시에서 하는 축제에 봄비사이로북클럽이 참가하면서 사람들이 모일 기회가 많았다. 총무가 다리를 다쳐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일이 나에게 주어졌다.(이유는 아직 모름) 나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 부족한게 없는지 계속 신경이 쓰였다. 무엇보다 모임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지도 관건이었다. 한권 테라피 등 프로그램은 나와 봄비 선생님이 하면 되었지만 아무래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텐데 채팅방이 조용했다. 오후가 되자 회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뒷풀이때는 한두사람 빼고 모여주었다. 막걸리에 맥주까지 회원들과는 처음 있는 술자리였다. 졸지에 총무가 된 나는 주문량을 보면서 회비가 모자르지나 않을까 주시하며 자리를 지켰다. 원래 그 어떤 것을 해도 나서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맡아서 할 사람이 없어 내가 주위를 살피고 진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술자리 분위기는 너무 즐거웠다. 다들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많고 개성이 강하다보니 독서모임할 때보다 활기차고 장난꾸러기들이 되었다. 나도 자주 안주거리로 등장했는데 동서문학상을 받은게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 같다. 내가 누구한테는 모임에 오냐고 물었는데 그 옆에 있는 자신은 묻지 않았다며 술자리 내내 서운해 하는 사람을 달래기도 했고 각각 나와 있었던 엉뚱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 엉뚱한 사람이 글을 써서 상을 탔다니 더 엉뚱해 보였나보다. ㅋ 나는 맥주 한잔을 놓고 고사를 지내었는데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가고 싶은데 술값 계산을 해야되서 이러고 있다고 놀려댔다. 사실 그 말이 맞기는 했다. ㅋ 근데 웃음이 끊이지 않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넘쳐서 너무나 유쾌한 자리가 되었다. 오랜만에 실컷 웃어본 것같다. 사람들은 죽이 맞아 여행을 같이 가자거나 콘서트를 같이 가자며 이후 일정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연말 모임을 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처음엔 서로 어색했지만 서로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삶의 중반을 함께 하게 된 봅비사이로북클럽. 장난기많은 사람들이 모여 점점 더 궁금해지고 함께 하고 싶어진다. 연말 모임은 얼마나 성대할 것인가. 꽃이라도 한송이씩 선물하고 싶다.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가 망가졌는데 사야할지. 크리스마스에 선물 받고 싶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