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나에게

by leaves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젊은 시절은 그게 가능하다는게 좋은 점일 것이다. 혼자 여행한지 오래되다보니 그 느낌이 어떤 것이었는지도 잊어버렸다. 하지만 무척 홀가분하고 즐거운 기분이었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을 꼽으라면 인도여행을 한 것이라 말하겠다. 그 당시 40여일간 인도와 네팔을 여행했는데 여행경비도 100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인도는 아주 큰 나라이기 때문에 밤기차를 이용해 이동하곤 했는데 도시에 닿을때마다 마치 다른나라에 온듯 풍경이 달랐기 때문에 매번 흥미진진했다. 아침에 일어나 유통기한이 지난 듯한 식빵 조각을 먹어도 행복했다. 그것이 불교든 힌두교든 어디나 종교적인 분위기가 있어 그것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커다란 불상부터 집 안에 모셔진 가네샤상. 누군가에게 매일 기도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 그들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실제로 나보다 그들이 더 가난해 보였지만 나보다 더 행복해 보였다.

나에게 여행이 맞는지 안맞는지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친구 엄마 중에 시를 쓰시고 여행을 다니시는 엄마가 있다. 딸에게 돈을 빌려가며 여행을 다니신다. 남편을 잃고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나이들 수록 여행을 다니는게 좋은 것 같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내가 꿈꾸고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상상을 해본다. 생활인이 아니라 여행자라는 신분은 그 자체로 자유롭다. 그렇게 경로를 이탈해 여행을 통해 삶을 바라보면 분명 무언가를 깨닫기 쉬울 것이다. 진짜 중요한게 뭔지, 아름다운 게 뭔지. 그런 것들을 더 쉽게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일상 속에 매몰되서 모두 뭉뚱그려져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 한발짝 건너에서 보고 싶다. 언젠가 제대로 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다. 그게 어느 나라든 상관없다. 다른 내가 되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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