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서울 나들이. 그동안 한파에 밖에 나가는게 두려웠는데 다행이 햇살이 따스해서 날이 풀리고 있는 것 같았다. 거의 1년만에 만난 친구와의 데이트. 북촌 쪽에 한옥으로된 화장품 가게가 있다고 해서 구경삼아 들르기로 했다. 눈에 띄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화장품가게로 향했다. 예쁜 한옥에 차를 마시는 공간이 있고 지하에 매장이 있었다. 매장은 마치 예술품 전시회장처럼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거기다 명품 화장품에서 영감을 받은 화장품들도 있었고 세개를 사면 50% 할인을 해준다고 해서 구매를 안할 수가 없었다. ㅋㅋ 친구에게 립스틱을 선물하고 차를 마시러 오설록으로 향했다. 제주도에 들르면 꼭 가는 곳이 오설록인데 이번에는 방향이 달라서 못가는 아쉬움을 달랬다. 오설록 차를 종류별로 팔고 예쁜 주전자에 담긴 따스한 차 한잔이 분위기를 밝혔다. 근데 차 값이 너무 비싸서 깜놀. 제주도에서보다 더 비싼 느낌이었다. 무슨 호텔 커피숍도 아닌데 하지만 카페 내는 젊은이들로 꽉찼다. 저 나이때는 이렇게 비싼 커피숍게 가볼 엄두도 못냈었는데 정말 요즘 젊은이들은 다른가보다.
여고동창에서 이제는 엄마가 된 친구와 나는 역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 나랑 다르지?부터 왜 내 말을 잘 듣지 않지?까지 비슷한 점이 많아 할 이야기가 넘쳐 났다. 친구는 그래도 나를 보면 모든 것들이 잘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나보다. 글도 써서 상도 받고 경제생활도 무난하게 하고 있으니 모든 걸 다 가졌다고 말해주었다. 정말 그런가? 싶기도 했다. 아마도 내 할 일은 어느 정도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아이에 관해서는 내 영역밖의 일인양 버겁다. 나는 저 나이때 어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대입이 되지 않는다. 뭐 어떻게든 결론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튼 오늘 외출로 기분이 업된 나는 이제 여행갈 준비를 하려고 한다. 사실 이번에는 갈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가 너무 원해서 2박3일로 짧게 다녀오려고 한다. 일정을 짜고 예약을 하고 스케줄 대로 움직이는 건 왠지 부담스럽다. 누가 좀 대신해 주면 좋을텐데. ㅋ 나도 많이 게을러 진걸까. 여튼 무사히 다녀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