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아마도 아무 목적없이 떠나는 것일 테다. 일상에서 벗어나 전혀 낯선 타지의 공기를 마시고 소리를 듣는다는 것.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미지의 낯선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은 사람이 많은 건 왜 일까. 인도 여행을 했을때 가장 설레는 경험은 현지인과 대화를 나눌 때였다. 낯가림이 많은 내가 누군가와 스몰토킹보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때 왜 여행 중에 사람들이 사랑에 잘 빠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친절한 사람에게 약하다. 누군가 내게 친절을 베푼다면 그 사람과 오래도록 시간을 보내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리고 그 여행지가 내가 사는 곳과 다르면 다를 수록 더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내가 몰랐던 세계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보물을 발견하는 기분이다. 아마도 난 머릿 속에 꿈꾸는 곳이 있나보다. 사실 그게 뭔지 제대로 시뮬레이션 해보지는 않았지만 익숙한 곳이 아니라 꿈 속 어딘가에서 들렀던 곳 같은, 내가 좋아하는 향긋한 차 향이 나거나 아름다운 공예품을 볼 때 그곳에 대한 애정과 궁금증이 폭발하게 된다. 나는 그곳이 이국적일 수록 상식을 벗어난 신선한 자극이 오는 곳일 수록 무언가 배워가는 것 같다. 나보다 가난하지만 나보다 더 웃음을 잘 짓는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런 비결을 알 수 있는 곳이라면 한번쯤 들르고 싶다. 우리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행복을 얻는 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