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감자를 삶아 먹기로 했다. 카레를 만들려고 감자를 샀늗데 햇감자인듯 맛있어 보였다. 분명 삶으면 분이 나는 감자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분이 나는 감자 하니 예전에 나를 상담해 주셨던 선생님이 생각났다. 그분은 이 세상에 우연이든 인연이든 그냥 생기는 법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었다. 내 이름이 자신이 가장 친했던 친구와 같다며 특별하게 생각하셨다. 어느 상담날은 크고 잘 익은 감자를 한봉지 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분은 천주교 신자이면서 불교철학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이었다. 그분에게서 가장 인상적으로 들었던 말은 사람은 관심사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었다. 다르다는게 나븐게 아니라 같은 사안을 놓고도 다를 수 있다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나는 어릴때 엄마가 책을 많이 사주셨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내 동생은 엄마가 책을 잘 안사주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나는 책에 관심이 있기에 그렇게 기억하지만 동생은 책에 관심이 없기에 다르게 기억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동생은 뭘 좋아하냐고 물으셨다. 생각해 보니 동생은 화장이나 옷 같이 자신을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돌아보니 내가 좋았던 책을 선물할 때 나는 당연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동생은 좋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짜증을 냈다. 그후 내가 사놓고 안입었던 옷을 주니 매우 좋아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의 그 말이 너무 잘 이해가 되었다. 사랑의 5가지 언어에 보면 인정하는 말, 함께 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 이렇게 다섯가지로 사람이 사랑을 느끼는 언어가 다르다고 한다. 나의 경우 함께 하는 시간이 맞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어떤 것에 민감한지 알아서 그에 따라 사랑을 표현한다면 분명 갈등을 겪을 일이 줄어들 것이다. 감자가 익어가는 시간. 이제 정말 여름이다. 수확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아는 분이 텃밭을 하는데 야채를 나눠주겠다고 한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수확의 기쁨이 어떤 건지 알기에 부럽기도 하고 그냥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하다. 나도 또 텃밭을 하고 싶다. 텃밭에서 난 감자가 정말 맛있었는데... 야체 살일도 없었고. 감자를 먹으며 추억에 젖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