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by leaves

나는 지난 일년간 많은 단어를 잃었다. 햇살 같은, 선물 같은, 기적 같은 등등. 우리에게 가장 놀라웠던 순간은 아마 맨처음일 것이다. 별이 충돌하듯 한참을 내달려 마주했다는 사실. 그 각도가 너무 정확해서 우리는 빨려 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나는 스페인어 사전처럼 사랑의 단어들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다. 보이지 않는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고 2년이었는지 20년이었는지 우리가 만난 시간들이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임을 알았다. 사랑하면 만나고 싶고 소통하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게 당연한 것인데 우리에게 그런 말은 금기에 가까웠다. 한편으로 별이 충돌하고 나서 아무런 크랙도 생기지 않았다는 것은 신의 뜻이기도 하고 우리의 의지이기도 했을 것이다. 결국 결론은 우린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놀랍게도 아직 마주하고 있지 않은가. 이 감정이 무엇인지 나도 분석 중이다. 야속한 감정을 떠나 이제는 친밀감으로 변화한 것 같다. 나의 내면은 여전히 그대와 소통하고 싶어하고 지지받고 싶다. 그런 사람 하나쯤 내 인생에 두고 산다는 것이 또하나의 축복인지도 모른다. 아직 우리 관계가 헷갈려서 뭐라 말을 못하겠다. 그저 그대가 원하는대로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가면 그뿐이다. 나는 앞으로 어떤 단어를 얻고 또 잃게 될까. 지금이 끝일까 시작일까. 즐겁게 살자. 우울할 것도 슬플 일도 없다. 기쁘게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그걸 모두 타인에게서 얻고 싶지는 않다. 내 스스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그것이 내 행복인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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