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일기

by leaves

바로 집 옆에 도서관이 있지만 오늘은 집에서 좀 떨어진 도서관에 가족 모두 데리고 갔다. 이유는 식당과 매점이 있는 도서관이라는 것. 집 옆 호계도서관은 코로나 이전에는 운영을 했던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았다가 코로나가 잠잠한 요즘에도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서대문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도서관의 백미는 역시 구내식당과 매점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우리 가족은 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저렴하고 맛있는 도서관 식당을 좋아한다. 백반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돈까스와 라면을 시켰는데 아쉽게도 서대문 도서관만큼 못하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그래도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점심을 먹으며 예전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각자 열람실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 시간. 예전처럼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읽는 대신 아이는 레고에 관한 책을 골랐다. 레고크리에이터에 관심이 많고 어려운 건담도 뚝딱 만들어 낸다. 서울에서는 도서관옆에 레고카페가 있어서 다양한 레고를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아이 혼자 내버려 둘 수 없어 그 앞에서 레고를 정리해 주고 만드는 것을 도왔다. 사실은 나도 레고 조립을 좋아해 아이가 너무 어려운 것을 택할 때면 절반은 내가 만들어 주기도 했다. 아직도 생일선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 1순위는 레고. 요즘은 건담을 선호한다. 만들면 멋있기 때문이다. 안양 도서관에 아쉬운 점은 책을 한번에 5권만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11권을 빌릴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게도 나는 번번히 11권을 빌려왔다. 내가 읽은 도서 리스트가 있어 살펴보니 육아에 대한 책과 옷만들기, 화분키우기 같은 생활형 책들이 많았다. 서대문에서 또 그리운 것은 서대문 형무소 바로 옆에 위치한 이진아도서관에서 했던 독서회이다. 보통 독서회는 자치적으로 하기 마련인데 여기는 이끌어 주시는 강사님이 있어서 제목을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책들을 리스트업해 놓고 각자 읽고 와 감상평을 나누었다. 호계도서관에는 수상작 읽고 나누기라는 강좌가 있는데 전보다 지금이 나은 점이 있다면 지금은 책을 반드시 모두 읽고 간다는 점이다. 그 당시에는 완독을 하기가 어려웠다. 나이가 드니 왠지 모든게 마지막인 것 같아서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요즘은 여러권의 책을 빌려 뒤적이며 나와 연관되는 단어나 문장을 찾아 보게 된다. 바로 글을 쓰기 위해서다. 하나의 단어가 하나의 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내 경험과 맞닿은 부분이 있다면 말이다. 별로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남들 눈에는 그렇지 않을지도. 남들눈을 신경쓰지 않으며 살아오긴 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도서관을 구내식당 때문에 가듯이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좀 더 즐거운 건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산다. 내 인생의 구내식당은 무엇인지. 문득 서대문이 그립기도 하다. 결혼도 육아도 처음이었던 그때 생각해보면 꽤 잘 해낸 것 같다. 이번 생은 처음인데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나는 어떤 표지판을 찾아가야 할지. 도서관이 알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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