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by leaves

밤이면 혼자 있는 시간이 힘들었다. 잠도 오지 않는 밤에 라디오를 들으며 밤이 어서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어느 것 하나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이 지구에 그런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 같은 지독한 외로움. 그런 내가 이렇게 환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나에게도 희망이 손에 쥐어질 줄이야. 영원히... 영원히라는 말을 전에 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그대의 입에서 나왔을 그 말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나 역시 죽을 때까지 그대라는 사람에 대해 잊지 못할 것이다. 함께 하든 하지 않든 말이다. 꽃을 봐도 그대에게 말을 걸고 싶고 낙엽을 봐도 그대가 떠오른다. 그대는 그 두 가지가 다 어울리는 사람이다. 사랑에 취해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것을 잊었다. 나는 요즘 그대의 책과 노래를 보고 들으며 그대에 대해 연구 중이다. 연구할 수록 그대는 매력적인 사람.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시선이 있고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 자기만의 상징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린아이 같은 내 시선으로 보면 무척 어른스러운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자기 의견을 당당히 표현해서 일까. 그리고 나서 또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내듯 노래를 만들어 낸다. 그렇게 관찰하다보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이 뻗친다. 그대와 만난 후 180도 달라진 나의 표현. 자기 연민이나 비애가 섞인 말들은 더이상 쓰지 않게 되었다. 이전에 내가 낸 책들에는 ㅃ곡히 그런 감정들로 꽉 차 있었는데 말이다. 그때는 그런 글만 쓰는 내가 싫었다. 쓰면서도 싫었다. 그래서 쓰고 나서 다시 보지 않았다. 아마도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이 있었나보다. 나의 인생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 그대는 정말 큰 변수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도 나는 그대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감정에 빠져 있다. 그대를 실망시킨 여러 날들도 많았지만 뒤돌아보니 여전히 그대가 서 있다.

한결같은 그대의 사랑을 받으며 나도 안정을 찾아가고 그것이 행복을 좌우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대와 함께 비오는 숲길을 걷고 싶고 바다를 보며 음악을 듣고 싶다. 사정이 있어서 당분간 미사를 못갈 것 같다. 다시 가게 되면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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