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망막 속으로 그가 오고 있었다. 결국 또 내 가슴이 철렁이게 하는 단 한 사람. 그 사람이 나처럼 이 호숫가를 달려오고 있었다. 아직은 이 사태를 다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환영일거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구체적인 그 육체가 나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곁을 구체적으로 스치며 나도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포충망에 끌린 것처럼 나는 뒤돌아보았다. 그가 빠른 속도로 몸을 돌려 다시 내게로 뛰어오고 있었다. 다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준고였다. 그는 나를 향해 활짝 웃었다. 처음 만났던 그 순간 내게 보였던 그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가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 무슨 말을 해야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