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역설한 까뮈조차 낙엽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니 ... 어제 관악수목원에서 들은 말이다. 여고시절 까뮈에 푹 빠져 있어서 그의 스승인 장 그르니에의 책까지 읽어보았다. 아마도 그당시 세상이 내겐 정말 부조리해 보였고 시니컬함을 늘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어제 수필문우들과 수목원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처럼 웃으며 가을을 즐겼다. 수목원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빨강, 노랑, 초록, 주황, 갈색 등의 나뭇잎들이 바닥을 장식하고 작은 폭포같은 곳도 았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누군가 나뭇잎 하나를 들고와 이건 무슨 나무의 잎이냐고 물었다. 목련잎이라고 하기엔 컷지만 영락없이 목련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표지판에 일본목련이라고 씌여있었다. 나도 맞추고 신기했다. 갈대와 억새의 차이점을 이야기해 주고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까시가 제대로 된 말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네이버 렌즈로 꽃이나 나무 사진을 비추면 이름이 나온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그렇게 내가 뭔가 가르쳐줄만한게 있다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좋았다.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숲육아때 배운게 쓸모가 있었다. 이래서 선생님의 꿈을 꾸게 되는 건가. ㅋ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내 글에 대해 문우들이 관심을 가지고 칭찬도 많이 해주었다. 쓰고 나면 내 글에 대한 애정이 식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근데 선생님도 너무 칭찬해주시고 문우들도 나와 친해지고 싶어하는게 느껴져서 나는 정말 글을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자꾸 책을 내라고 하신다. ㅋ 선생님 그게 쉬운일은 아닙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선생님은 수필집을 비롯하여 역사서까지 16권의 책을 내신분이다. 글때문에 답사도 많이 다니시고 자료도 많이 보신단다. 나도 나의 전문분야가 있으면 좋겠다. 다들 숲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깊이있게 아는게 아니라서 주저된다. 내가 만약 숲해설사라도 된다면 모를까. 나는 그저 단상일 뿐이다. 수목원을 내려와서 다들 막걸리를 부르짖어서 운전하는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나머지는 술을 마셨다. 차를 가지고 온 나는 어찌나 먹고 싶은지..ㅋ 집에 와서 맥주 한모금을 했다.
이렇게 모임에 다니니 제대로 계절을 즐기게 된다.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내겐 쉽지 않지만 그동안 내가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드니 예민한 것도 덜해지고 사람들과 있는게 재미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책이나 글 등 같은 관심사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숲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를 해야겠다. 글이 나를 공부하게 만든다. 늘 그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