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일기

by leaves

밤에 잠을 설쳤다. 새로 데려온 고양이 때문이다. 첫날 마음이 불안했는지 자다깨다해서 나도 덩달아 자다깨다했다. 5개월된 아기고양이이다. 아기고양이치고 크지만 하는 모양을 보면 영락없는 아기다. 그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 그리고 낮에도 자다깨다를 반복한다. 졸지에 갓난아기를 다시 키우는 기분이다. 잠을 잘 때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니고 일어나면 먹이나 간식을 준다. 그리고 쓰다듬어 주고 눈을 맞추고... 영락없이 아기 키우는 기분이다. 심지어는 내 무릎에서 잠이 든다. 거의 개냥이라고 할 수 있다. 우울해 하는 아이를 위해 좋아하는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부디 아이에게 치료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데려온 첫날 생명을 키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간단히 초콜렛을 먹으며 달랬다. 무언가 생명을 부양한다는 것은 어른인 나에게 아직도 부담인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에게 활력과 위안을 주기도 한다. 나는 어느새 5개월된 아기 고양이에게 마음을 기대고 있다. 그 살가운 짓을 보다보면 왜 금세 정이 드는지 알 것 같다. 반려동물은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웃으며 대할 수가 있다. 같이 놀기에 좋은 상대다. 나도 잠시 걱정을 내려놓는다. 그 아이 덕분에... 문득 길고양이가 행복할까 집고양이가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유라는 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니까. 길고양이는 집고양이를 부러워할까. 서로를 동경하지 않을까. 그 안에서도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다. 소설을 쓰다보니 모든 것이 이야기다. 나는 살면서 얼마나 자유로웠나. 먹고사는 것이 포도청이라고 그것에만 너무 매달렸던 것은 아닌지. 천유작가의 말이 또 떠오른다. 자기 자신을 대접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그래야 행복해지고 후회가 없다고. 아무 옷이나 입지말고 아무 그릇에나 음식을 담지 말고. 솔직히 그 정도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대접하는 만큼 내 머릿 속에서 내가 그려지니 말이다. 그가 먹던 베이글 샌드위치가 떠오른다. 참 베이글이 하나 있었던가? ㅋ 하필 왜 베이글이지? 올앳원스가 생각난다. ㅎㅎ 이렇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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