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일기

by leaves

은근히 고양이와 내가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같이 잠을 설치고 아침에 일어났지만 고양이와 나는 금세 다시 잠이 들어 낮이 되어서야 깨어났다. 일어나니 밥그릇을 모래로 가득 채워 놓았다. 어제 캔사료를 주었는데 오늘 주지 않고 건사료를 주었더니 파업을 한 모양이다. 나는 일어나자마자 상황파악을 하느라 멘붕이 왔다. 재도 성깔있네. 어제 내내 성격에 대한 토의로 정신이 없었는데 너마저. 나는 다시 캔사료를 건사료와 섞어 주었다. 고양이는 만족한 듯 맛있게 한 그릇을 비웠다. 그래 내가 맞춰줘야지. 나는 그러라고 있는 존재가 아니던가. 졸지에 집사가 된 나는 나의 신분을 깨달았다. 그렇게 우리는 책도 읽고 잠도 자고 간식도 먹으며 일심동체가 되어 하루를 보냈다. 네가 성질 나쁘나고 탓하지 않으마. 나도 그건 싫어하는 일이니. 이제는 그런 걸 받아들일 나이도 되었으니. 네가 나에게로 온 이상 너를 버리지는 않으마. 나는 이게 되는게 왜 그는 그게 안되는 걸까. 그런게 사랑일까.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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