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놀이터의 벚꽃, 지하철에서 본 윤중로, 대림동 벚꽃길, 신촌 사거리 벚꽃길. 오늘 이 봄에 볼 수 있는 꽃이란 꽃은 다 본 것 같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병원 나들이는 알라딘 서점에 마쳤다. 요즘 잠이 너무 많아졌다고 하니 선생님이 많이 걱정하시는 듯 했다. 꽃길 덕분에 귀찮은 병원 가는 길이 즐거웠다. 집 근처 알라딘에 들렀다. 오늘 합평날이라 시간이 없어서 오래 볼 수는 없었다. 우울증 환자의 기록 <당신이라는 안정제>와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을 골랐다. 읽었던 적이 있는 책들이지만 다시 읽어 보고 싶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사고 싶은 책 목록을 정해야 겠다.
합평을 할 수록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장편소설 합평은 내게 어렵다. 전체를 보아야 할지 세부적인 것을 보야야할지... 처음엔 정말 뭘 보야야할지 몰랐다. 이제 10회 이상 하고 나니 조금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대체로 작품들 수준이 높아서 서로 칭찬하기 바쁘다. 기존에 써오던 이들도 많고 실력 있는 이들이 많다. 나는 그동안 안써본 티가 난다. 도서관에 있는 청소년 소설을 계속해서 찾아 읽고 있다. 아이들은 무슨 고민을 할까. 어떻게 우정을 나눌까. 어떤 꿈을 꾸고 그들의 절망과 희망은 무엇일까. 나의 옛날을 생각해 보게 된다. 거기서 나는 얼마나 지나왔나. 놀랍게도 고민은 늘 계속된다. 고난도. 어른이 되면 모든 게 해결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더 많아지고 해결할 능력은 점점 없어진다.
이럴 땐 그저 꽃구경이나 하는게 최고다. 왜 나이드신 분들이 그렇게 꽃을 좋아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생의 기적을 마주한다는 것.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는 것.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삶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