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

by leaves

소설을 쓰고 있다. 이제 중반을 넘어가니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할지 대강 구상이 되어 간다. 처음에 무척이나 헤맸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주제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상실' 그리고 '연대'이다. 소설 속에서 두 아이는 부모가 없다는 같은 '상실'을 겪는다. 그것은 없어지지 않는 치유될 수 없는 상처일 것이다. 마치 공기처럼 끌어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둘은 처음에 서로 갈등하지만 서로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게 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이었고 그래서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소설에는 어김없이 자연이 나온다. 나는 풀냄새가 나는 나무냄새가 나는 소설을 쓰고 싶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치유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간이 해주는 위로도 포함해서.

오늘 꽃꽃이로 방안이 환해졌을 뿐 아니라 방 안 가득 은은한 향이 퍼져 기분을 상승시킨다. 보는 것보다 나는 그 향이 주는 것이 더 큰 것 같다. 꽃향기만큼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것도 없다. 그 어떤 향수도 꽃향기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순간적인 이해는 있을 수 있으나 지속적인 이해를 바라는 것은 요즘 같은 사회에서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AI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상실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고 한다. 끝까지 가져갈 수 밖에 없는 것.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그 중에 어제 산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 있었다. 이렇게 또 연결이 되고 순환이 되는 건지. 나는 내 책 안에 있는 것 같다. 아직 중반이어서 내가 생각하는 만큼 완성이 될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완성하고 나면 뿌듯할 것 같다. 벌써부터 다음 소설은 뭘쓸지 구상하게 된다. 꽃 아래서 차를 마시며 글을 쓰는 하루가 너무 좋다. 나는 내 꿈 속에 있나보다.

매일 악몽을 꾸는데 현실만한 행복한 꿈이 없는 걸 보면 나는 잘 살고 있나보다. 평행우주 중에 지금의 내가 가장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너무 비관적인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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