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를 마시며 불안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도를 다녀온 후 내 소망은 구루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했고 아무 이유없는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생존을 위해 참고 견뎌야 했다. 그림책 테라피스트 수업을 함께 들은 그녀가 인스타에 <불안>이라는 그림책을 꺼내들어 필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 결혼한 지 얼마안된 신혼인데다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에서 불안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이집 교사로 지내면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고 급기야 우울증에 걸린 후 그만 두게 되었다. 그녀가 그만두기 전 깊은 고민을 하는 것을 보고 어린이집을 그만 두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더 우울해진다는 조언을 했었다. 평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우울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 이유로 우울할 것이다. 그녀는 그림책 작가 수업을 들으며 그림책 필사를 하고 인스타로 소통하면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중이다. 겉보기에 무해해 보이는 그녀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깊은 우울에 빠졌는지. 그녀 자신도 잘 모르는 눈치다. 함께 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아직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충실히 자기 할 일을 하는데 방해하고 뒤에 가서 험담을 늘어놓고 (이유도 명확치 않은) 일이 잘 되고 있는데도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 그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나는 잘 놀란다. 나에게 없는 면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안가서 놀라고 공격적인 사람들을 보면 그 자체로 겁을 먹는다. 하긴 예수님도 아무 이유없이 악마들의 유혹에 시달려야 했으니 나 같은 존재에게 그런 일이 없을리 만무하다. 나는 궁금하다. 나의 생존을 방해하는 그들의 분명한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왜 잘 하고 싶으면 경쟁자로 몰려 공격을 당하는지.
글을 쓰는 것에도 그런 경우가 있다. 문우들과 합평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감정을 건드리게 되면 그 사람도 나에게 감정적인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존재인가보다. 결국 내가 어떤 경지에 오르지 못한다면 매번 괴로운 일이 내게 일어날 것이다. 하루를 명상으로 시작하고 모닝페이퍼를 쓴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에게 생채기를 낼 사람들이 널려 있는데... 그 상처를 거부하고 뭐든 뜻이 있겠거니. 주님이 알아주시겠거니 하는 수 밖에... 나도 인간의 따스함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기에 날이 서고 삐뚤어져 있을지 모른다. 날이 추워지니 기분은 다운되고 인내심은 바닥을 향해있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나이. 오늘은 무려 이 추위에 극장엘 다녀왔는데도 위안이 되질 않는다. 영화가 재미가 없어서... 푹 빠져서 읽게 되는 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 그 재미없는 영화에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 소원은 스스로 이루어가는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듣게 되었다. 내 책의 방향이 정해진 셈이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쓴다는 것. 마음에 든다. 나는 온갖 불행을 겪었으니 아마도 자격이 되지 않을까. 물론 글을 통해 희먕을 주려면 좀 더 잘 살아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