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하루가 너무 길다. 영화처럼 편집이 되어서 내 마음에 드는 장면만 존재했으면 좋겠다. 내일이면 똑같은 하루가 주어질 것이다. 사실 저녁이 되면 아쉽다. 하루가 길다는 말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할 때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엔 짧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일하는데 모든 시간과 노력이 집중되어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회사에 다니를 사람들 역시 그런 기분이 아닐까. 사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그걸 하지 못하고 돈을 버는데 모든 것을 바쳐야 하니 말이다. 그러다보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점심 때 쯤이면 안양천으로 산책을 나간다. 숲 속은 아니지만 강가를 한가로이 거니는 백로나 오리를 볼 수 있고 풀과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 풀내음을 맡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아이와 숲동이를 했던 때가 떠오르기도 한다. 마치 한몸처럼 붙어다니던때 지금은 정말 추억이 되었다. 그런 추억이라도 있어 위안이 된다. 아이는 그때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이상하게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 언제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져서 집으로 돌아오면 또 그곳에 가고 싶어진다. 그곳에선 더이상 외롭지도 아프지도 않기 때문이다. 식물은 좋은 상담선생님이다. 답을 알고 있는 선생님처럼 그렇게 내게 다가온다. 언젠가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는 느낌이 들때면 나는 아마 혼자라도 숲에 갈 것이다. 나의 꿈은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것이다. 한동안 식집사가 되려고 책도 많이 빌려보고 텃밭도 해보고 했지만 아직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 내가 정원을 가지려면 지금 많이 일을 해야 한다. 또 재밌는 일은 뭘까. 하느님은 내게 많은 것을 보내주셨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지금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것. 이번 일을 마무리하고 좀 쉬고 싶다. 아마도 이번 한달간은 쉴새가 없을 것이다. 내 인생의 변화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과 해야하는 일을 정하는 시기. 조금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요즘은 성경모임에 가서 묵상하는 것도 하나의 낙이다. 사람들과 함께 내가 어떤 삶을 이어가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생각할 시간이 있다는 것. 그것도 내 영혼을 위해서. 그런 시간들이 좋아진다. 글을 쓰는 시간도 내겐 명상과 같다. 생각이 정리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 그런 시간을 많이 늘리고 싶다. 이것 또한 깨달음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