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다

by Mocca

나는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경제적으로 부모님에게서 독립을 했다. 운이 좋게 대학을 졸업하기 전 취직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봉이었지만 적금도 붓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렸다. 월급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도 여행이라도 한 번 더 가봤을텐데 그런 여유는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직장이란 곳은 그렇게 약속이나 한 듯, 우리의 월급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을 만큼만 정해놓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하다 싶다. 영화사에 다닐 당시 초봉이 70만원이었다. 친척들은 대학까지 졸업했는데 100만원도 안되는 월급을 받냐고 의아해 했다. 하지만 난 좋았다. 내 손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그렇게 적금을 부은 돈은 또 부모님께 드렸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던 것이지만 필요하신 것 같았다. 사실 돈을 모아서 무얼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경제 교육이 중요한지도 모른다. 우리가 돈을 왜 버는지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는 건 힘들게 번 돈이 어떻게 빠져나갈지 계획이 없다는 말과도 같다. 그렇게 직장생활을 근근히 이어나가고 결혼을 한 후 건강상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의 월급에 의지할 때 한편으론 편하고 한편으론 불편했다. 나처럼 독립심이 강한 한 친구에게 "너는 남의 돈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겠어? 부담없이?" 라고 물었더니 역시 생각해 본 적이 없단다. 생활비의 규모를 잘 모르는 남편은 결혼 전에는 지출이 거의 없이 모으기만 하다가 결혼을 하니 월급의 절반이상을 내게 준다는 것이 이해가 안갔나보다. 생활비를 자꾸 줄이려고 하는 것이었다. 안그래도 빠듯한데 나를 헤픈 여자로 보는 것이 속상했다. 신용카드라도 있었으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모자른 생활비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조울증이었던 나는 그 병의 특징 답게 소비가 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바느질을 하겠다고 원단을 매일 구입하고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사고. 남편은 급기야 하루에 만원만 주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시누이에게 한 것이 잘 못이었다. 얄미운 시누이는 "만원이면 충분하지" 하는 것 아닌가.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절치부심하던 나는 미술심리상담 강의를 듣다가 우연히 인터넷 쇼핑몰 강좌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창업을 하고 7년째 인터넷 쇼핑몰을 하고 있다. 손해를 볼때도 있고 돈을 벌때도 있는데 사업이라는 것이 그런 것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요즘 읽는 에세이집이 어쩌다 보니 여성의 경제적 독립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고 싶고 경제적 자립을 하고 싶은 중년의 여성들. 책 속의 여성들은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뿌듯해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나 역시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과거의 내가 한 결정에 대해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업도 쉬운 일은 아니다. 물건을 사입하려면 기본적인 자본이 필요하고 그 물건이 잘 팔리라는 것도 알 수 없다. 그렇게 리스크를 감수하고 최대한 판매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가지 분석도 하고 마케팅을 해나간다. 아직 대박이 난 물건은 없지만 점차 목표한 금액에 다가가고 있다. 지금까지도 안개속을 헤치고 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생각보다 매출이 잘 오르고 있는 편이다. 이제는 상세페이지 만드는 것도 재미영역에 속하고 물건을 찾는 것도 나름 재미를 붙이고 있다. 내가 이런 일까지 하다니. AI도 내 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예전 같으면 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함께 가는 둉료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선배들은 월 1억의 매출을 올리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5배. 지금의 5배 정도가 내 목표이다. 지금보다 좀 더 즐기면서 내 일을 하길 바라며 미래의 내가 이 목표를 달성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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