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쓰고 싶을 때 나는 두 가지 이야기가 떠오른다. 하나는 쌀쌀한 겨울날 다락방에 혼자 앉아 인형 친구들과 노는 여자아이. 창문 밖에 갑자기 눈이 오자 와아 - 하며 창문으로 달려가 눈 구경을 하는... 주위에 아무도 없이 말이다. 또 하나는 외계의 공주로 태어났지만 왕위를 물려받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싫어 지구라는 별에 몰래 숨어사는 여자아이 이야기이다.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화이트 해커로 활동하기도 하고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고 싶은 이의 얼굴을 볼 수도 있고 그녀의 존재에 대해 아무도 모르지만 그녀가 사는 물건은 완판이 된다던가. 배운 적은 없는데 모든 외국어를 할 줄 알고 텔레파시와 동물이나 식물과 대화하는 능력. 선과 악을 구분하는 능력. 후각이 동물보다 더 발달해 있는 그런 존재. 지구상에 출판된 책 중 유명한 책들을 자신의 이름이 아닌 가명으로 내기도 했다. 나사나 바티칸은 그녀의 존재를 알고 있어 가끔 혜성이 지나갈 때 그녀의 존재가 드러나 위기의 지구를 구하기도 한다. 그녀의 진짜 나이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어쩌다 보니 동화가 SF가 되었는데 SF라고 하기엔 허술한 면이 많다.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해보는 건 때로 즐겁다. 물론 내 실제 경험이 녹아 있기도 하다. 나 역시 내 영혼의 나이는 신체 나이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와중에 유튜브를 하는 신세대 무당이 실제 영혼의 나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어리다는 것은 철없다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나는 좋게 말해 순수하고 호기심이 많다고 규정하고 싶다. 그래서 상처를 잘 받기도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나를 이용하려 한다거나 이유없이 나를 미워한다거나 괴롭힌다거나 타인을 행복하게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세상엔 너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그 방법을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나 음악이나 책이나 핸드폰 없이 하루를 지내보라고 한다. 그럼 초초하고 답답해진다.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고 한다. 나는 왜 그런 것들이 필요하고 잠시도 나를 내버려 두지 않는가. 왜 혼자 있고 가만 있는 것이 불편한가. 진짜 나를 마주하는 것이 불편한 것은 아닐까. 처음엔 정말 괴로웠다. 그런데 그 내면을 들여다 보기로 한 이후로 조금 이 일이 즐거워 지기 시작했다. 내가 왜 이럴 때 힘들고 저럴 때 괴로워 하는지... 나는 왜 사람들 속에 숨어 있고 싶은지. 알고 싶어졌다.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동화 속에 나를 숨겨볼까. 그것도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다. 나의 글은 언제나 판타지이겠지만 말이다. 현실도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