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벌써 노을을 준비하고 있다. 모든 스쳐지나가는 것들이 아쉬운 나이.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지나쳐 왔는가. 어쩌면 그것들을 모두 소중히 여겼더라면 내 인생이 조금 달라져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모든 게 그저 귀찮고 싫었다. 그냥 날 내버려 두길 바랬다. 내가 간절히 바랬던 것들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흩어지기 일쑤였다. 사실 정신이 없어서 내가 무엇을 바랬는지조차 모르는 날들이 많았다. 아름다움. 그것만이 내 안에 살아남아 나를 끌어당긴다. 그것이 어떤 형태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으로 나에게 가치있는 것이 되었다. 영화나 그림, 공간, 자연 등 나는 언젠가 그것들을 잘 기록하고 싶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들. 이유가 무엇일까. 나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다. 온통 가시와 칼자국으로 생채기가 나 있는 나의 무의식. 때로 겁에 질려 있다가도 어느새 용기를 내는... 사람마다 용기를 얻는 원천은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그것은 나를 지키는 어떤 존재다. 정확히 그것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다. 신일 수도 있고 우주일수도 있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힘을 주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때로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하고 나를 그냥 내버려두기도 한다. 나의 삶은 얼마나 결정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은 내 예상대로 허무하게 흘러갈 것인가. 그렇지 않게 되려면?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생각하고 쓰고 들여다본다. 허무해지지 않기 위해서. 왜 이렇게 일상이라는 것은 지겨운 것인지. 다르게 살 수는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의미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을까. 매일 허겁지겁 살다보니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버둥거려봐야 크게 달라질리 없다. 미라클모닝이라도 해야하나. 하루가 짧다. 약을 먹고 자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들다. 밤 시간을 활용하려고 늦게 먹으니 더 그렇다. 나에게 하루는 그래서 더 짧다. 꿈이라는 무의식의 속에서 살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무의식은 더더욱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어제는 영화감독님하고 아주 단아한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미술 작품과 공에품이 즐비한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걸까. 친구와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해외에 출장을 가 있다. 아마도 난 외로운지도 모르겠다. 하루에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20명이 안되면 외톨이라는데 정확힌 나다. 재밌는 건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린 외롭고 우린 지겹다. 왜 이 명제에 답이 없는지... 아주 오래된 명제인 것 같은데 말이다.
내가 답을 찾으면 다시 쓰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