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 막 들어서니 큰 아이가 한국과 비슷하다고 감탄합니다. 다만,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런던에 비해서 말이죠. 런던은 확실히 한국과는 많이 다른 풍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도시는 어딜까나 느낌이 비슷하달까요. 높은 건물이 별로 없는 런던과 달리 토론토에 와 보니 캐나다의 첫 번째 가는 대도시 답습니다.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도로도 좁고(대도시인데도 시내는 왕복 2차선, 간혹 4차선도 나옵니다만) 교통체증도 있습니다. 더구나 좁은 도로에 트램의 철로까지 깔려 있어 도로는 더욱 혼잡합니다.
토론토 소방차, 너무 이쁘게 생겨 찰칵
트램과 오토바이, 자전거와 자동차가 함께 돌아다니고 심지어는 무단횡단하는 사람들도 제법 됩니다만 경적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무단횡단 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도록 차들은 끈기 있게 기다려 줍니다. 법도 중하지만, 사람 목숨이 가장 중한 법이니까요. 저는 캐나다인들의 이런 느슨한 면이 어떨 땐 불편(주로 행정, 의료, 서비스)하지만 또 어떨 땐 부럽기도 합니다.
토론토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약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한 번씩 사람구경이 하고 싶을 때, 또 런던에서 먹기 힘든 한식이 그리울 때 토론토로 1박 2일 여행을 옵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관광하기 좋았던 스폿을 추천해 드릴까 해요.
토론토 시청 앞 광장 분수대에는 토론토라는 거대한 글자가 세워져 있습니다. 밤에는 네온사인으로 밝혀 더 예쁜데요. 토론토 인증숏 장소로는 이곳이 단연 일등이지요. 하지만 제가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우선 대부분의 고급 호텔들이 시청 앞에 몰려 있습니다. (특히 쉐라톤 호텔은 시청을 마주 보고 있어 시티뷰가 끝내줍니다.)
둘째, 시청을 중심으로 토론토의 주요 관광명소인 미술관, 박물관, CN타워, 아쿠아리움, 토론토대학, 코리아타운까지 거리가 가깝게 형성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좋아요. 특히 쇼핑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명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 선 거리도 시청이 있는 시내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토론토 초기 개척시대로부터 현재까지 캐나다를 대표하는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엄청 많습니다. 미술관 규모가 워낙 커서 두세 시간 구경으로는 다 돌아보지도 못합니다. 미술관 앞에는 크고 작은 갤러리들도 모여 있어 미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곳 강추합니다. 미술관 입구 앞에 주차장이 아주 작게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시내의 경우 무료 주차장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주차장 정산 머신에서 미리 시간당 주차티켓을 발급받고 운전석 창가에 티켓을 놓아두시면 됩니다. 만일 불법으로 주차를 하시게 되면 한국보다 훨씬 비싼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올 수 있습니다. (토론토 시내만 관광하신다면 우버나 트램을 이용하시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네요)
요 작은 기계가 주차티켓머신입니다. 기다란 트램이 지나가고 있네요.
미술관 정문이 있는 도로
토론토 초기 개척시대(18세기)를 묘사한 그림들이 풍부해서 그 시대를 잠시나마 상상해 볼 수 있었답니다
이 박물관도 제가 정말 강추하는 곳입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신다면 이곳은 꼭 들르셔야 합니다.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유물이 무척 풍부해요. 자연사 박물관과 역사박물관이 함께 있고, 자연사 박물관의 경우에는 공룡도 종류별로 정말 다양하고(캐나다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룡을 발굴한 국립공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룡 이전의 시대에 존재했던 생물들의 화석뿐만 아니라 매머드 등의 공룡 이후의 원시 동물도 다양해 볼거리가 참 많았답니다.
둘째가 그토록 좋아하던 갑주어 화석, 예상보다 커서 깜놀
공룡 초기 조상 격인 디메트로돈 화석도 보았습니다
이건.... 아르마딜로 조상?
역사박물관은 나라별로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중국관 옆에 한국관도 있어 반가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리스관과 로마관 때문에 황홀했습니다.
토론토의 인사동 골목 같은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도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1830년대 형성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요. 향초, 비누, 의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점과 갤러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식당가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담한 액세서리 가게에서 아이들 선글라스를 2개에 30불 주고 득템도 했습니다. 이곳은 저녁에 가면 더 무드가 있겠더라고요.
시청에서 자동차로 약 10여분 거리에 코리아 타운이 작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동대문엽기떡볶이, 북창동순두부, 마포갈비 등 한식당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식당가 뒤편 주택가 시작 전에 공용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료도 저렴한 편이라 차량으로 가셔도 여기는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곳은 구 코리아타운이고 시청에서 가까워 소개했고요. 토론토 북쪽지방으로 더 올라가면 신 코리아타운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가보지 못했네요. 시청 근처에는 토론토 대학도 있고, 루이뷔통, 몽클레어, 에르메스 등 명품샵이 모여 있는 거리도 있습니다.
토론토에서 한국식품을 파는 마트를 찾으실 때는 갤러리아를 검색하시면 됩니다. 갤러리아 슈퍼마켓은 토론토 시내 여러 곳에 체인점이 있고 시청 근처에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