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에서 활동하는 독자 에디터분들께서 내 장편소설 <나, 재인>을 좋아하는 소설로 선택해 평을 써 준 글을 우연히 찾았다. 무려 9분이 내 소설을 추천하는 소설로 택해 주었고, 2분은 연재 초창기 별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던 때에 내 소설을 택해 소설의 표지를 구상해 주었다.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 에디터에게 2번 선택되어 메인에 오를 때에도 내 소설이 경쟁력이 있는가 보다 뿌듯했고 최근에 top 10에 포함되어 상금도 받아 자신감이 붙었는데... 독자의 평을 직접 받으니 더할 수 없이 행복하다.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재밌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는 내가 즐겁듯이 독자도 재밌기를 바란다. 감동, 여운, 깨달음 이런 건 부차적인 것이다. 나는 순전히 독자가 읽을 때 즐거운 소설을 쓰고 싶다. 아무리 문학적이어도 재미가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읽는 즐거움이야 말로 글이 가질 제1의 원칙이다.
무엇보다 가독성이 좋다는 평도 기뻤고, 재인의 삶을 함께 응원하는 공감도 감사하다. 그리고 전혀 몰랐는데 내 문체가 덤덤하고 담백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성장 이야기도 사랑 이야기도 아닌 인생 이야기라 평해주신 평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독자들의 피드백 덕분에 앞으로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연료를 빵빵히 채운 느낌이다.
올해 초만 해도 글쓰기를 포기하려고 마음먹었었다. 시 분야 신인상 당선이 취소되고 힘든 날도 보냈다. 하지만 <나, 재인>에 담은 내 진심이 독자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에 1년 8개월간 틈틈이 써 내려간 시간들을 보상받은 기분이다. 자극적이지 않아도, 시류에 편승하지 않아도, 인기 작가가 아니어도 좋은 이야기가 떠오르는 한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