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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Apr 24. 2024

첫 인세, 어디에 쓰나

3월 8일 정식출간한 <재인의 계절> 첫 인세가 들어왔습니다. 금액은 186,900원.


소소하다면 소소한 금액이고, 최저임금 9,860원으로 계산하니 18.9시간, 약 19시간 일한 것만큼 벌었더군요. 소설을 구상하고 집필한 시간 대비 비효율의 극치지만 소설을 쓰며 얻은 창작의 기쁨은 수 천만 원, 수 억 원의 금액으로도 사기 어려운 것이니 효율을 따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쓴 소설을 팔아 번 돈.


통장에 선명하게 찍힌 금액 그 이상의 무엇이 제 심장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이 되더군요. 약 19만 원이니 우리 네 식구 한 번의 외식비용은 될 것 같았어요. 캐나다의 외식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비싸거든요. 아니면, 우리 아이들 해진 운동화를 사 줄 수도 있고, 옷 한 벌 사서 10년은 거뜬히 입는 소박하고 검소한 남편에게 새 옷을 선물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이 금액을 내 개인적인 행복으로만 치환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해외 살이, 생활비에 십시일반 보태기에도 참 부족한데...... 공연한 공명심이 들었달까요. 조금 더, 뜻깊은 곳에 쓰고 싶은 소망이 자꾸만 생기는데 좋은 아이디어는 떠오르진 않았습니다. 하여, 통장에 계속 묻어 두기만 했지요. 


그러던 중 독자 서평을 검색해서 읽다가 마른하늘에 벼락이 내리치듯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좋은 생각을 왜 그동안 하지 못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재인의 계절>을 읽은 독자들의 리뷰 가운데 주인공 우진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이 아파 눈물을 많이 흘렸다는 글이 제 심금을 도리어 울렸습니다. 그런 우진을 생각하며, 브런치 작가이신 이상희 작가님을 통해 알게 된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인세를 보냈습니다. 보내는 이의 이름을 '김정은작가'라고 쓰니 마음이 참으로 뿌듯하고 벅차올랐습니다.






비록 소소한 금액이지만 장애로 불편을 겪으시는 세상의 모든 우진을 위해 작은 마음을 보태봅니다. 그분들의 고충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희망합니다.


*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민은행 0099010401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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