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한 욕심덜기
어릴 때부터 욕심이 컸다.
동생에게 양보할 때마다 내 것을 빼앗기는 느낌이었다.
억지로 비워내야 하는 욕심은 속내에 더 큰 욕심을 키웠다.
첫 연인과의 연애도 내 욕심이 컸다.
관계에 집착하고 사랑을 증명하길 바랐다.
내가 우위를 점하고 상대를 휘두르길 바랐다.
비뚤어진 욕심은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
사회화 과정에서 욕심을 감추는 법을 배웠다.
탐욕스러웠던 모습은 많이 희석됐지만 갈망하는 바는 여전하다.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나는 욕심이 크다.
결혼이라는 계약으로 상대를 옭아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 후에도 욕심에서 비롯된 불안감이 끊임없이 관계를 휘두른다.
남편이 언젠가 '너는 나를 무시하는 듯 하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기에 결혼을 했기에 서로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스스로를 돌이켜봤다.
내심 남편이 나를 더 사랑했고, 결혼을 더 원했고, 나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남편을 휘두르려 했던 것 같다.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듯이
남편을 아래로 보고 모든 상황에서 이기려고 노력했다.
저울은 이미 내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는데 나는 평행하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한 쪽이 무거워 질 수록 평형을 맞추려는 쪽은 무게를 더한다.
나는 그 노력이 나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이기려고 했다.
마음의 갈증을 외부로부터 충족시키려고 하다 보니 만족할 수 없었다.
그냥 그런 마음으로 허탈한 날이다.
괜스레 스스로를 자책하는 날이다.
사랑의 무게가 같다면 우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