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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네스 Sep 24. 2020

파블로프의 개는 종소리에 군침을 흘린다

상처가 아물어도 상처의 경험은 아물지 않아서

상처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결혼때문에 직장에서 잘렸다는 상처는 당시만 쓰린 것이 아니었다. 

물론 이직을 하면서 가장 크게 염두해 두었던 것은 '안정적인' 직장이었다.


다만 채용 이후 내가 내세운 조건이 달라졌다.

작은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의 서러움일 수 있다.


법적으로 응당 요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근로조건들이 무시되었다. 

면접 시에도 반복해 확인한 조건들이지만 '구두계약'은 온전한 계약의 수단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사회에서 배신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쇼크가 찾아왔다. 


갓 대학을 졸업한 후배들, 이직을 결심한 선배들

너나 할 것 없이 바늘 구멍 같은 취업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나도 울며 겨자먹기로 회사에 눌러앉았다. 

배신은 컸지만 백수는 두려웠다.


버티다보니 계절은 바뀐다.

결혼 이후의 삶도 진행형이다. 


나는 아이를 낳을 준비가 필요하다. 

나의 직장은 과연 내 상황을 이해해줄까?


입사 이후 근로조건이 갑작스럽게 변경되고 

발악하는 나에게 회사는 '5인 이하 사업장'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중소업체 사업주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국가는 5인 이하 사업장에게만큼은 법의 범위를 느슨하게 풀어주고 있다.


'연차수당', '추가근무'에 대한 처지도 한 순간에 바뀐 상황에서

하물며 '육아휴직'은 회사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과거의 상처가 다시끔 쓰리다.

상처를 거듭 후비는 사회의 냉정함에 속마저 쓰리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다르다는 것을

'결혼'으로 체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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