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행동에는
능동과 수동이 혼재되어 있다.
물론 능동적 자세가 좋지만 때로는 상황에 따라 수동적 자세도 필요하다.
주변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적극적인 사람은 능동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은 수동적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단정 지으면
절대 안 된다.
오늘은 새해 첫날이다.
그리고 신입 직원이
첫 출근하는 날이기도 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신년과 신입 동료에 대한 기대를 해본다.
안녕하십니까? 하고
젊고 앳된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온다.
반가운 마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문을 활짝 열어보니,
건장한 청년이 떡하니 서있다.
어서 오세요 하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먼저 차를 한 잔 마시면서
통상적인 이야기만 서로 나누었다.
나는 첫날엔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한다.
그리고 적응 정도 및 반응을 봐 가면서
조금씩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다음 날 아침
신입 동료의 행동이 눈에 확 들어왔다.
선배 동료들에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어떻게 업무 준비를 해야 하는지 물으며 상당히 의욕적이었다.
그동안 신입 동료들을 보면
활발하면서 적극적이거나
소심하면서 소극적인 사람과
분위기 파악을 하면서
조용히 주변 눈치를 보는
세 부류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았다.
이튿날 아침 작업 현장으로 나가려고 대기실 밖으로 나가보니,
작업에 필요한 장비 및 도구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경상 관리반은 업무 특성상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하는 장비와 도구가 있는데,
동료들의 것을 모두 다 챙겨놓고
선배 동료들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의욕은 좋지만 너무 지나치면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을 텐데… 하고 걱정이 앞섰다.
아니나 다를까,
일주일 정도 지나니 수평적 동료 관계 분위기가 수직적 관계로 바뀌고,
매사에 능동적인 사람도
수동적으로 바뀌면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일은
서로에게 미루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차 싶어 신입을 불러 바로 내일 아침부터 본인 것만 챙기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처럼 능동과 수동은
여건과 관리자의 성향에 따라
바뀔 수도 있고, 그리고
여러 가지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여기에 눈치까지 가세하면
서로의 행동들이 미묘해지며
팀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어쩌면 이것이 삶의 현실인 줄도 모른다.
경상 관리반에서 관리하는 면적이
240,588㎡(72,778평) 이기 때문에,
가끔씩 나누어져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나름 믿을만한 사람을
함께 보낸다. 다시 말해
능동적인 사람을 함께 보낸다.
선배라고 해서 반드시
능동적인 것은 아니다.
며칠 전에 선배와 신입 두 명을
한 조로 하여 작업을 보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끝내고 들어왔다.
고생했다고 격려해 주며
퇴근 준비를 다른 때보다 일찍 하라고 했지만 어쩐지 찜찜했다.
그래도 한번 믿어보자 하고, 확인해 보지 않고 일과를 마쳤다.
그리고 며칠 후 가보니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눈 가리고 아옹 식이었다.
조용히 신입을 불러 물어보니
선배가 대충 하고 가자고 재촉을 해서 깔끔하게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렇듯 무책임한 선배 때문에 의욕적인 신입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반면에 신입들은
신임을 얻기 위해 열심히 하지만,
가끔씩 의욕이 넘쳐 사고(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한다.)를 치곤 한다.
그리고 퇴직할 때까지 초지일관했으면 하는데 그런 사람이 드물다.
그래도 이런 신입은 양반이다.
입사하자마자 눈치를 보면서
분위기 파악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가까이해도 될 사람,
피해야 될 사람 등을 나름 정하고,
안위를 위해 입김이 센 사람에게
줄을 서는 경우도 있다.
한 달 전쯤에 모두 함께 넓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데
신입이 내 옆에 있다가 눈치를 보면서 서서히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내가 일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고
잔소리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모른 척해 주었다.
능동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매사를 생각하고
바라보면 일머리가 보이며
책임감이 느껴진다.
관리자 앞에서 넘치는 의욕은
진성성이라기보다
오버액션이라고 치부할 수 있으니
지양하는 것이 좋다.
너무 지나치면
수동적인 것보다 못하다.
능동이 몸에 배도록
습관화되어야 한다.
기분과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기회주의자가 하는 행동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향이 있다.
능동을 대가를 바라보고 하지 마라.
하지만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우회적으로 보상이 돌아올 것이다.
주변에서 당신을 늘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매사에 수동적으로 움직이거나
행동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이럴 때는 지금 주어진 일에만
몰두하면서 성취욕을 느껴봐라.
자주 하다 보면 재미와
만족감을 느끼면서
주인의식을 갖게 되고
사고의 전환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수동적인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관리자가 지나치게 일에 간섭하거나 아는 척을 할 때는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눈치를 보면서 능동과 수동을 결정하여 행하는 것은 정말 나쁜 행동이다.
자기가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다 보인다.
이런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우선 시키는 것만 우직하게 하는
습관부터 길러라.
그럼 차차 나아질 것이다.
능동, 수동, 눈치 3가지만 잘해도
은퇴 후 직장 생활에서
대우받을 것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