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한 시간이 지나
아들 집에 도착했다.
아들은 외출 준비를
한 상태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가 안부 정도 묻고
곧바로 집을 나섰다.
집사람은 가져간
밑반찬을 냉장고에 넣으면서
그래도 냉장고가 깨끗하네요
어머! 양념통닭이 있네요
며칠 전에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회사에서
전체회식 대신 각자
양념통닭 한 마리씩 주었데요
회식 문화가 달라졌다나 뭐?
내가 볼 때는 너무 개인주의 같은데?
서로 얼굴 보면서 단합과 화합을
다져야 회식 아닌가?
그건 당신 때고 지금 세상은 달라~
당신 때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으면
내가 화병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당신 화병 있어?
아니 그렇다는 얘기지~
통닭은 따뜻할 때 맛이 있는데
왜 남겨놓았을까?
여보 당신은 아들에 대해
잘 모르시구먼?
가끔씩 재택근무가 있데요
그때 촐촐하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겠지요
절약정신이 투철한 아들이랍니다.
독립한 후로 돈의 힘을 알았어요
집에 있을 때는 벌면 되지 했던 애가
지금은 달라요
누구나 겪어 봐야
뼛속 깊이 새겨두거든요
처음 독립하려고 할 때
반대를 했지만
끝까지 반대하지 안 했던 것이
잘한 것 같아요
어머!
시어머니 시아버지 엄마 아버지
사진을 멋지게 걸어 놓았네
우리 아들은 효자라니까
그런데 흠이 하나 있어~
왜 갑자기 아들 흉을 보려고 해?
왜?
글쎄~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이야기해 봐요
아들 흉본다고 되게 보채네요?
지난번 시골 외할머니한테
갔다 왔지 않아요?
그런데?
그때 엄마한테 용돈을 주더래요
그래서 거절을 했데요
그런데 아들이
두 번 다시 권하지 않고
바로 자기 호주머니로
봉투를 집어넣더래요
그래?
요즘 애들은 다 그래요
비유는 조금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에서도
젊은이들과 언쟁이 있었을 경우
사과는 간단해요
한번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이에요
두 번 다시는 하지 않아요
아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이에요
심플함은 좋은데
인간미가 좀 그렇잖아요?
심플하다는 표현은 좀 그렇고~
매사의 판단과 결정은
빨라서 좋지만
표현이 다정다감하지 않아서
감성이 메말라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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