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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썹달 Mar 24. 2021

신세대시네요.

구시대적 립서비스가 싫지 않았다.

퇴근길, 

집에 맥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집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


좁은 편의점 안에 술이나 간식을 사려는 손님 몇 명이 있었다.


나는 거침없이 맥주 코너로 가서, 캔맥주 4개를 고르고

과자코너에서 감자칩 하나를 집어 계산대로 가져갔다.


고른 네 캔 중 두 개는 요즘 티브이 광고에서 이병헌 씨가 마시는 한*이었고, 

얼마 전 먹어보고 괜찮아서 담았는데, 편의점 사장님 왈.


"신세대시네요~ 이 맥주 신제품이라 사람들이 아직 잘 몰라서 안 사는데~"

"아~ 그런가요. ^^"


신제품을 샀기 때문에 신세대가 된 건가.

앞선 손님이 소주에, 전통의 맥주 카*을 사서 비교가 되었을까.

그저 종종 오는 단골손님에게 좋은 말 한마디 하고 싶으셨던 걸까.


'신세대'라는 옛 표현이 오글거릴 줄 알았는데, 그런 구시대적 립서비스에도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는 것에 피식 웃음이 났다.


더 이상 청춘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왠지 나이 먹고 있다는 증거를 맞닥뜨린 기분이었달까. 하하.




*메인사진: Unsplash by NeONB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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