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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썹달 Mar 30. 2021

42살 안나

머리가 하얘져도 기분은 괜찮군.

흰머리.

흰머리가 참 많아졌다.

희한하게도 유독 한 곳에 모여 자란다. 오른쪽 눈썹 가운데 위쯤이랄까.


가르마를 오른쪽으로 타면 흰머리 집단이 여지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왜 이럴까 볼 때마다 신기한데, 빨리도 자라서 또 염색하자니 귀찮고 안 하자니 신경 쓰인다.


거울 앞에 한탄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엘사 동생 안나 같은데? 하며 웃는다.


겨울왕국 1편을 보면 어릴 적 마법 조절이 잘 안되던 엘사가 동생 안나와 얼음 마법을 쓰며 놀다가 안나에게 마법을 쏘게 되고 그걸 맞은 안나는 머리칼 한 부분이 하얗게 변하게 된다.


남편의 한마디에 갑자기 내 흰머리가 재밌어지고 독특하게 느껴졌다. 한탄한다고 없어질 것도 아니니 이왕이면 좋은 마음으로 안고 가야지.


말에는 정말 강력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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