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조명을 낮게 해 두고 노트북을 켰는데 쨍한 밝기에 눈이 부셨다.
아직 글씨를 멀리서 봐야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이전보다 눈이 자주 침침하고 쉽게 피곤해진다.
눈 피로 예방 차원에서 스마트폰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켜놓은 지 2년이 넘었고 회사 컴퓨터에도 모니터 필름을 붙여 사용한 지 오래인데 집에 있는 노트북은 신경 쓰지 못했다. 찾아보니 야간모드 기능으로 화면을 조절할 수 있어 조금 전 설정을 변경했다. 화면은 약간 노래졌지만 눈은 훨씬 편해졌다.
직장에서 블루라이트처럼 쨍했던 시절이 있었다. 정신없이 일하며 자의 반 타의 반 열정을 태웠던 날들.
이제는 그렇지 않다.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기도 하고 코로나로 일이 줄어있는 상태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노란 끼 돌지만 그때보다 편해진 야간모드 같은.
얼마 전 회사 정기 승진 인사발령이 있었다.
나는 대상이 아니었으므로 적절한 축하와 위로를 하면 되었다. 내가 속한 부서의 대상자들은 다행히 누락 없이 모두 진급해서 눈치 보며 덕담할 필요가 없었고, 팀원 모두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다. 이번 진급으로 부서에 나와 같은 직급 1명, 내 바로 아래 직급 1명이 생겼다.
조직구조에서 인원이 많을 수 없는 직급인 나에게 이번 승진자 발표는 여느 때와 느낌이 달랐다.
퇴직 준비는 진행 중이지만 미궁 속이고,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마주하게 됐다.
얼마나 남아있을까... 앞날은 알 수 없지만, 늘 생각하듯 내 의지로 내가 좋은 때에 떠나고 싶다. 나에게 그런 기회와 행운이 주어지도록 만들어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