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지

by 눈썹달

그런 날이 있다.

늘 반복되는 상황인데 유독 마음에 꽂히는 날.

그것도 아프게.


상사의 습관적인 짜증.

어처구니없는 질책.

일방적인 신경질.


매일 보고, 겪는 일이지만 오늘은 내 기분상태가 좋지 못해서인지 좀 힘들다.


최근에 읽은 책 '어린이라는 세계'에서 공감했던 반말하는 입장과 존댓말 하는 입장에 대한 글이 생각난다.


어른들 사이에도 한쪽은 반말을 쓰고 한쪽은 존댓말을 쓰는 상황이 펼쳐질 때가 있다. 상사와 부하 직원, 시어머니와 며느리, 선배와 후배처럼. 이들의 대화에서 감정을 편하게,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어느 쪽일까? 반말을 하는 쪽이다.

존댓말을 하는 쪽은 자기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상대가 표현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대응한다.

인류학자 김현경이 '사람, 장소, 환대'에서 "존비법의 체계는 인간관계가 원활하게 굴러가는 데 필요한 감정 노동을 '아랫사람' 몫으로 떠넘기는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라고 지적한 대로다.

어린이라는 세계 _ 김소영 (p.191)


나도 감정 노동 중이다.

내가 속한 이곳에서 관계가 원활해야 하니까.

누가 떠넘긴 몫일지라도 나까지 누군가에게 내 몫을 넘기지 말자 생각하면서.


좋은 날이 있으면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뭐.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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