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고 싶은 나의 사랑, 미라클모닝

by 눈썹달

장거리 출퇴근을 하면서 자동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된 지 오래지만, 거기에 더하여 지나친 아침형 인간으로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랜 직장생활과 육아,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동안 내 시간은 사라져 갔다. 정해진 트랙을 다 돌고 나오면 하루가 끝나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터졌고 조용한 구조조정 속에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늘면서 이 트랙이 예상보다 빠르게 끊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살다가 트랙이 없어져버리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방법을 찾으려 빈번히 자기 계발서와 자기 계발 콘텐츠를 들락거렸다. 무엇을 해야 좋을까,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기웃거렸다. 학교를 졸업하고 20여 년이 다 되도록 직장생활만 하다 보니 회사와 관계없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무엇이 내게 잘 맞는지 몰랐다. (지금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들... 일기, 독서, 글쓰기, 운동, 유튜브처럼 뭐가 될지 알 수 없지만 해서 손해 볼 것 없는 일들을 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즈음에 작가 할 엘로드의 '미라클모닝'을 읽고 새벽시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여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보낼 수 있는 나만의 시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가 구성하는 대로 주도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 그것은 새벽뿐이었다. 어차피 시작해야 할 하루, 1시간 더 빨리 시작한다고 얼마나 더 힘들겠나. 지금 나는 나의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을 하든 회사와 상관없이 나를 위해 알차게 시간을 보내보고 싶었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희생해야 했다. 1시간 수면 대신 깨어있는 새벽 1시간을 선택했다.






5시 반부터 울리는 알람을 4시 반으로 앞당겼다. 단단히 맘먹은 덕에 눈이 쉽게 떠졌다. 일어나서 양치하고 따뜻한 차나 물을 마시며 일기를 몇 줄 썼다. 아침 컨디션이 어떤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해야 할 일 등등. 일기에 쓰며 정리하면 긍정적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일기를 쓰고 난 후의 시간은 그날에 따라 쓰임이 달랐다. 어떤 날은 영어 문장을 공부하고, 어떤 날은 글쓰기를 했다.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운동이 필요하면 홈트나 실내자전거로 땀을 흘렸다. 그중 지금 생각하면 아침에 했을 때 제일 효과가 큰 건 운동이었다. 아침 운동을 주 3~4회 꾸준히 하다 보니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분이 크게 다운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감정기복이 줄고 긍정적인 마음이 유지되었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마인드컨트롤에 도움 된다는 걸 그때 몸으로 배웠다. 아침 일찍 운동하는 것은 아주 좋은 루틴이다.


새벽 1시간을 갖기로 했지만 못 지킬 때도 많았다. 알람이 울릴 때 일어나지 못해서 30분만 쓴 적도 있고, 어떤 날은 10분간 일기 쓰고 바로 출근 준비하기도 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던 건 새벽에 잠깐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좋았던 미라클모닝을 지금은 왜 하지 않고 있을까. 들어본 분들은 알 것이다. 미라클모닝은 미라클나이트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했다. 1시간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적어도 30분이라도 일찍 자야 하는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정말 어려웠다. 아무리 칼퇴근하고 집에 와도 아이들 보고 집안 정리, 개인 정비하다 보면 10시가 다 되었다. 미라클모닝한다고 일찍 일어나는 것만 실행했지 일찍 자는 게 따라주지 않아 점점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잠을 너무 줄이면 뇌가 쉬지 못해 건강에 좋지 않고 하루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전문가의 말들에 다시 쉽게 설득되어 중단하게 되었다.


지금은 새벽시간을 포기하고 잠을 선택한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그 시간이 그립고 되찾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동안 혼자 열심히 쟁취했던 새벽시간과 그 속의 나를 스스로 대견하게 기억하고 있다. 다시 시작한다면 그때보다 좀 더 집중하여 성장하는 시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잠을 선택한 지금의 사이클을 바꾸는 것에 시간이 걸릴 테지만 언젠가 다시 사랑하는 나만의 새벽시간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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