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있으니 방에 있던 큰 애가 나와 종이컵을 찾아서 물을 한잔 따랐다. 마시려고? 물으니, 창밖 작업하시는 분께 드리려고 한다며 부리나케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짧은 순간이어서 방을 들여다볼 새도 없었다.보진 못했지만 물은 잘 전달되었고 아들과 작업자분 사이에 잠깐의 인사가 스쳐간 것 같았다.
마음은 알겠지만 작업자분에게 위험할 수도 있으니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돕는 것이라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그런 순수한 마음이 그리워졌다. 어른이 되고, 사회를 경험하면서 타인에게 친절과 배려, 도움을 주는 일에 많이 인색해졌음을 알기에. 살다 보니 내 순수한 마음이 서로의 상황에 따라 오해받고 왜곡되고, 오히려 불편한 기억으로 남게 되는 일들도 많았다. 더 슬픈 건 때로는 스스로 정말 순수한 마음이었나 반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때 묻은 어른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