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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스인 Nov 22. 2022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황보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서 새긴 문장

"그녀는 더 이상 의지나 열정 같은 말에서 의미를 찾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기대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을 몰아붙이기 위해 반복 사용하던 이런 말들이 아니라, 몸의 감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가 어느 공간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 의미가 되었다. 몸이 그 공간을 긍정하는가. 그 공간에선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소외시키지 않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가. 이곳, 이 서점이, 영주에겐 그런 공간이다."



매일 책을 꼭꼽 씹어먹듯 읽고 그 문장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나 이것도 읽었어요, 하는 트로피식 독서 말고 내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독서. 이것은 나의 독서 기록이다. 


어떤 공간에 가면 너무나 어색하고 답답해 빨리 나오고 싶다. 복잡한 쇼핑몰이 그렇고 가격이 부담스러운 레스토랑이 그렇다. 나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공간에 자주 머무르고 싶다. 일하거나 과제할 때 가던 집앞 카페가 그렇고 최근 웨이트 트레이닝의 즐거움을 알게해준 헬스장이 그렇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나 자체로 행복하고 안락하게 지낼 수 있어 좋다. 


언젠간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공간을 제공할 날이 오지 않을까? 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빵을 만들거나 새로운 세상으로의 자유로운 여행을 가능케하는 책들로 가득한 서점, 아니면 누구든 멍 때릴 수 있는 아무 곳도 아닌 공간의 주인장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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