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잠들었네.
푹 자고 일어났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해야할 것들은 쌓여 있는데 또 아기들을 재우다가 잠들어 버렸다.
아홉시간이나 잤네.
한국인들은 유독 잠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다는데, 9시간이나 자는 건 성인 치고 너무 많이 자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푹 자고 일어난 덕분에 깨어있는 동안 피곤하진 않다. 그래 이렇게 된 거 시간을 좀 더 밀도 있게 써보자 싶다. 그러다가도 뭐 내가 고도의 생산성을 내고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는 로봇도 아닌데 뭘 그렇게 빡빡하게 사나 싶다.
아가들이 얼른 자야 엄마의 2부가 시작되는데 요 녀석들은 잘 생각이 없다.
연애 때부터 해가 지면 졸린 티가 팍팍 나던 남편은 9시만 되면 첫째의 책을 읽어주다가도 잠이 쏟아지는지 꾸벅꾸벅 졸아댄다. 그래도 용케 약속한 책들을 다 읽고 자니 훌륭한 아버지인 건 확실하다.
그치만, 애들도 안 자는데 먼저 드르렁 자고 있을 때면 왜이렇게 얄미운지.
어떤 날은 아기들이 빨리 자야하는데 잠을 안자니 성질이 난다.
"왜 안자니? 엄마 일해야 하는데!" 하고 빽 소리를 칠 때도 있다.
이건 애들보다는 아빠 들으라는 것 같기도 하다.
소리 쳐놓고 5초만에 반성하는 나란 엄마. 못났다 못났어. 뭐 그리 대단한 일 한다고 애들한테 안 잔다고 윽박 지르니.
아기를 재우다 잠드는 나날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잠들지 않아 오랜만에 엄마의 2부를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