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림책은 아이가 세상에서 대부분 처음 만나는 책의 형태입니다. 요즘은 촉감책, 헝겊책, 사운드북 등 영유아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책들이 등장하지만, 짧은 글(혹은 단어)과 알록달록한 그림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 문자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아이들은 그림을 읽고 글을 들으며 그림책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이 경우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마치 뮤지컬과 같은 시청각 매체로 다가가게 됩니다. 어른들이 혼자 그림책을 읽을 때보다 훨씬 역동적으로 그림책을 경험하는 것이지요. 좋아하는 책을 읽고 또 읽다 보니 너무 많이 읽은 책은 내용을 외우기도 합니다. 혼자 그림을 보며 나름의 이야기를 지어내는 아이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그림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흐뭇합니다.
그림책은 12 spread를 기본으로 시작되는, 분량이 짧은 책입니다. 적은 화면 분량으로 완결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글은 함축적이면서도 아이의 마음에 최대한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그림 역시 그림 작가 고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글과 조화를 이루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지요. 또한 이야기의 흐름, 시간성이 연속되는 화면에서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결국 글과 그림 작가 모두 군더더기를 빼고 이야기의 '정수'만을 담아 전달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야 지루하지 않고 허무하지 않고, 짧은 이야기 속에 독자를 온전히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이의 마음 속에 아름다운 글과 그림의 토양을 다져주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씨앗이 언제 싹을 틔워 어떻게 자라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씨앗이 건강하게 발아할 수 있도록 햇빛과 물과 흙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림책 읽어주기' 역시 아이라는 씨앗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좋은 기반을 만들어주는 행위입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비단 아이를 위한 시간만은 아닙니다. 읽어주는 부모 역시 이 시간을 통해 휴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그림책의 감동을 함께 느끼고, 몰입을 경험하며, 이를 통해 아이와 소통하게 됩니다. 나아가 내 안에 있는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까지 가질 수 있지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그림책 읽기'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그와 같은 이유입니다. '아이를 위해, 아이의 성장을 위해 책을 읽어준다'라고 생각하면 책 읽어주는 시간이 즐겁지 않습니다. 부모 역시 책 속에 빠져들 때 비로소 책 읽는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고, 그 감동이 아이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입니다.
저는 교육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닙니다. 아동학이나 아동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문학을 전공하였고, 어른들과 그림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7세 4세 딸들과 매일 그림책을 읽는 사람일 뿐입니다. 어른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그림책으로 만나는 일이 잦아지다 보니,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어떻게 읽어줄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하는 것까지 확장이 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그에 관한 생각을 조금씩 풀어보려 합니다. 부모도 아이도 행복한 그림책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기를 기대하면서요.
현재 생각하는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조금씩 변경될 수 있어요. 꾸준히 업데이트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그림책이란?
2. 그림책의 힘
3. 어떤 그림책을 읽을까?
4. 어떻게 읽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