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경의선 숲길
걷다가 뛰다가
각자의 속도로 공원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똑같이 0의 속도로 앉아 쉬어가는 곳, 벤치.
벤치는 나눔과 거리를 적절히 조정할 줄 아는 사람의 장소다.
혼자 차지한 채 남에게 공간을 내어주지 않아도 안되고,
너무 바틋하게 남에게 달라붙어도 안 된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앉아
저마다의 풍경 속으로 빠져드는 무언의 약속.
오늘의 그림책은, 앤서니 브라운의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오늘 하루 공원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네 사람이 네 가지 시선으로 풀어내는 전혀 다른 풍경이 나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