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마음의 청소

by 안개꽃





'자신하지 말 것. 한 순간도 속단하지 말 것.'

요즘 절실하게 드는 생각이다. 인생이 꽤나 순탄히 흘러간다고, 이만하면 행복하지 않냐고 물으며 자신하는 순간, 불현듯 불행이 찾아와 내 뒤통수를 세게 쳐버린다. 그렇게 고통의 늪에서 허덕이며 삶의 희망이 희미해질 때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희망의 씨앗이 날아든다. 그리곤 고통의 흔적은 또다시 사라져 버린다. 그럼 나는 또다시 불행을 잊고 행복에 취하게 되겠지.


누군가의 불행을 보고 나 자신을 위로하지 말 것. 내 불행을 보고 남의 행복과 비교하지 말 것.

참 쉬운 말 같지만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알게 또는 모르게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의 불행을 보며 내 삶이 더 평안하다고 우쭐한 마음이 삐죽 고개를 들기도 하고, 그의 행복이 깃든 SNS 속 장면을 보면서 내 삶의 불행을 재단해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가 예전에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너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친구는 많을지 몰라도, 너의 행복을 진정으로 나눌 수 있는 친구는 거의 없을 거야."


어린 나이에는, 이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내가 힘들 때 외면하지 않고 옆에 있어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 아니야?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느낀다. 내가 힘들 때 눈물 닦아주고 등 두들겨 줄 수 있는 친구보다, 내가 행복할 때 시샘하지 않고 내 행복을 축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몇 없다는 것. 물론, 나도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보며 내 삶과 비교하지 않고 순수하게 축복하기란 쉽지 않다.


내 마음은 분명 내 것인데, 내가 어떻게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중 하나다. 자만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문득 정신 차려보면 언제 이렇게 자만심이 자라났나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작아지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어느 날 보면 나보다 잘 나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초라해지는 나를 바라보곤 한숨이 나올 때가 많다.


마음은 분명 내 것인데 절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끊임없이 자각하고 청소하려 들지 않으면 어느새 마음은 미운 감정들로 쑥대밭이 되곤 한다. 그래서 마음은 어질러진 방처럼, 내가 계속해서 청소해줘야 하는 공간이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방치하는 순간, 우리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마음의 청소엔 각자의 방법이 있을 테다. 나의 방법에는, 에세이를 읽거나 글을 쓰는 것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코로나라 여행을 떠나는 것이 녹록지 않아, 시나 에세이의 좋은 문구를 손글씨로 쓰며 내 마음을 청소하고 있다. 나는 마음이 병들고 싶지 않아 오늘도 발버둥 치는 중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약한 내 마음은, 금방 병들어 버릴 거란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혹자는 이야기한다. 결혼을 하면 안정감을 얻게 된다고. 어떤 의미에선 분명 삶의 터전을 얻고 그 안에서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그 전보다 부유한 삶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내 가정을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 나는 늘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아가는 기분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눈물을 삼켜야 하는 순간도 많아진다. 어릴 때였다면 참지 않았을 불의를 보고 타협을 하기도 하고, 내 행복과 아이의 불행을 저울질 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현실의 부대낌에 숨이 막혀 소리 없는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를 꼬박 울고 이 불행을 털어내기에는, 아이가 옆에 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나는 또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울음으로 밀어내야 했던 내 감정들을, 가슴속에 묻고 묻고 묻는 것은 내 마음에 절대적으로 좋지 않다. 그러니 언제든, 쓸고 닦고 열심히 청소를 해줘야 한다.


오늘은 참 두서없는 글을 써버린 것 같다.


내 반성의 글이기도 하다. 동전의 양면처럼 행복과 불행은 순간순간 얼굴을 바꾸는데, 어떻게 인생을 속단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방심하고 자만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밤새 잠을 설쳤던 어젯밤. 힘든데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나의 비겁함이 문득 서글펐던 어젯밤. 나는 언제 이렇게 겁 많은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 아마도,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간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