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녀에게
철들지 않은 원래 너의 모습은 어떤 것이니. 남들이 좋아하는 답을 영악한 앵무새처럼 말할 필요가 없다면 그 소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너를 많이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했어. 소녀로서 그래도 되는 감정들을 꺼내지 못하게 해서 미안해. 어른들의 감정과 생각이 너라고 생각해서 그 안에서 불안하고 두려웠던 그 모든 소녀의 날들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해. 아무도 부서지지 않아. 그러니 걱정하지 마. 이제 너는 자유로워졌잖아. 넌 부족하지 않아. 놀랄 만큼 완전하지. 그러니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이제부터 너의 감정을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여길게.
나의 소녀야, 포기하지 않고 잘 있어줘서 고마워. 죽는 날까지 네가 내 안에서 재밌게 뛰어놀면 좋겠다. 사랑해.
각자의 소녀, 소년에게 스스로 가장 따뜻한 사랑과 위로를 보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커버사진; cuba, trinidad/ 201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