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체험형 책 + 야외전시
이번 일탈은 최초로 미래형이다. 하고 싶은. 그래서 언젠가는 하고 있을.
오감으로 전하는 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내가 경험한 세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매체는 글이다. 정말 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한다. 우리는 글을 읽는다고 하는데 사실 다양한 '감'을 사용하여 느끼고 머리로 마음으로 재구성한다.
그렇담 누군가의 그 과정이 드러난다면 어떨까. 그걸 그림으로 그린다면, 음악(소리, 노래)으로 들려준다면, 춤/몸동작으로 표현한다면, 음식을 맛보듯 느낄 수 있다면.
그래서 난 내가 쓴(쓸) 글을 이런 식으로 다른 표현 도구들을 이용해 함께 표현해볼까 한다. 어설프나마 내가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도구를 더 잘 다루는 사람들을 통해 글의 심상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탐구해보고 싶다. 탐구 좀 거창하고ㅎ 그냥 놀고 싶다.
예전에 어디선가 본 책에서 저자는 히브리 문자의 춤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물리학자이기도 한 그는 히브리어를 공부하다가 춤까지 만들어냈다고 했다. 고유의 진동을 가지는 자음 22개ㅡ(그 각각의 소리가 그려낸 그림과도 같은)ㅡ를 몸동작과 결합시켜 움직임으로 나타내 본다니.. 신기했다. 몇 년 전 난 리스본에서 참여한 소리 워크샵에서 자음과 모음으로 만들어진 글자 하나하나를 발성해 보며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고 그걸 몸동작이랑 결합시켜 보는 체험을 했다. 어떤 연계성으로 탄생한 건지 모를 그걸 주변 사람들에게 신나게 소개하고 대화하는데 늑대와의 춤이었나 어느 고 천년 전 영화가 생각났다. 주먹 쥐고 일어서 뭐 이런 이름도 있었던 거 같은데...
여하간 그 책에서 저자는 아조트(Azoth)라 명명한 춤을 전수하려고 무술도장까지 만들었다고 했는데 갑자기 그게 어딨는지 찾아보고 싶어 진다.
글을 쓰고 그걸 다른 도구로 표현해 보는 그 연계된 작용을 함께 담고 싶고 그 반대가 되어도 재밌을 것 같다. 그 조각들이 종합적으로 다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되지만 각자의 독립성도 지니는 무언가가 되면 좋겠다.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재밌는 분들과 할까 생각하니 좀 두근두근해졌다. 계획 짜는 것이 언젠가부터 몸서리치게 싫은데 이럴수록 '어떻게'보다 하고 싶은 내 욕망에 더 집중해 보려고 한다.
춤을 추는 글, 형태와 심상이 만져지듯 보이는 글, 노래하는 글, 뭘 먹고 있는 거처럼 식욕을 돋우는 글을 만들어 보겠다. 소유욕이 많이 사라진 듯싶지만 이건 요즘 떠들어대는 NFT처럼 무형의 자산으로 가지고 싶다.
1. 새로운 장소로 향하는 비행기 타고 있을 때 느낌, 두근두근 설렘
2. '어떻게'를 생각하니 대략 골치 아픔
3. 그런데 이러고 사람들하고 같이 놀 생각하니 다시 두근
이렇게 자연에 일부인 양 돌 사이에 껴서 전시를 해봐도 좋겠다. 누군가 오면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을 같이 해보면서. 참여자에 따라 진화하는 전시. 요것도 일탈 리스트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