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하자 일탈.
안녕하세요.
내게 낯선 것을 해보고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기록해 보자로 시작한 일탈 매거진은 약간의 진화?를 하려고 합니다. 지인들이 함께 참여해 주면 좋겠다는 의도로 시작했으나 의도만큼 다른 이의 일탈을 많이 들을 수 없어서 아쉽던 차에..
그렇다면 같이 해보면 어떨까. 너와 나의 처음을?
그래서 한동안 지인들에게 물어댔습니다.
해보고 싶은 일탈 있어?
지금까지 안 해본 것 중에 하고 싶은 거 뭐 있어?
지인들이 건넨 답을 보면 실현 가능 여부를 떠나 뭔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보다 대체로 건전하고 아름답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을 그려보았는데 어쩌면 그건 자신이 통제하는 패턴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고 싶은 욕망이지 않을까 느꼈습니다.
나의 틀을 깨는 것, 다른 패턴은 아주 멀리 어딘가를 가지 않아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자신 만의 틀 있잖아요. 나는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야. 나는 점잖은 사람이야. 나는 노래를 못 불러. 나는 몸치야.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야. 뭐 이런 틀이요. 그걸 깨고 무언가를 해볼 때 느껴지는 걸 같이 공유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진짜 그런 사람인지.
이번 해 들어 해외에서 인연이 된 친구들이 한국에 오게 되면서 제게 연락을 주었는데요. 그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제 자신에게도 변화가 느껴졌어요. 전 한국인이고 이곳이 저에게는 익숙하지만 일방적으로 그들에게 뭘 소개하기보다 같이 여행하는 마음을 가지고 싶어.라고요.
그게 되려면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면 되지 않을까 해요.
1) 내가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기
2) 너도 처음, 나도 처음인 거 함께 해보기
오래 살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안 해본 건 참으로 많습니다.
이번에 함께 한 처음은 '한복 입고 싸돌아다니기' (정작 성인이 되어서 입어본 적 없는 한복, 너무 신나더라고요. 외국 친구보다 더 신남ㅎ 비오는 날이라 입고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가는데마다 주목을 받으며 재미난 경험을 했어요), '패들보드 타기'(그간 물 속 탐험은 어떤 것인고 체험했다면 물 위에 고요히 서 있는 느낌도 너무 좋더라고요. 누워있는 거도. 뭘 안해도 그렇게 좋대요ㅎㅎ) 등이 있었어요.
저에게도 처음이라 새롭지만 누군가의 처음에 함께 할 수 있는 기쁨은 생각보다 아주 컸습니다.
재밌는 건 함께 선택한 '처음'의 느낌이 제가 상대방에게서 찾은 보석 같은 장점의 느낌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이건 나중에 글로 남길게요.
그리하여 일탈의 진화는..
내가 새로 알게 된 사람들, 혹은 지인과 함께 하는 일탈입니다. '둘 다 공통적으로 낯선 것'을 해보자로.
혼자 하는 일탈도 물론 꾸준히 합니다. 글을 남겨 주시는 분들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여기 글을 발행해 주신 Hunter Lieberman 님의 남의 집 살아보기 후기도 듣고 싶네요. 몇 달 후가 넘 궁금.)
일상 그거 원래 지루한 거 같아요. 그렇다고 맨날 폭풍이 치면 일상의 '아무 일 없음'이 그립잖아요. 지루하다고 반짝이지 않는 건 아닌 듯 합니다. 모험도 일상의 잔잔함 위에 의미가 있고 일상의 잔잔함도 가끔 번쩍이는 모험 덕에 고마움을 느끼게도 되니까요.
모두의 반짝이는 일상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