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고갱은 이 질문에 온 곳도 없고 아무것도 아니고 갈 곳도 없다고 답했다고 하는데요. 그런 것일까요. 그렇다고 해도 아니라고 해도 여기 살고 있다는 감각은 우리에게 순간의 '존재'를 알려줍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나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느낌을 알 수 있다면 어쩌면 그 모든 순간이 그 이야기를 위한 의미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번에는 '나대로 산다'라는 모임에 멤버들의 눈을 담아보았습니다. 아는 선생님의 초대로 지난주에는 이분들의 눈을 한꺼번에 마주했는데요. 이 모임의 멤버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안 해본 것을 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멋지게 활약하시는 분들이지만 사회적 정체성 너머에 자신을 궁금해하고 탐구하고자 하시는 모습이 제게도 많은 영감이 되었습니다.
나의 이름을 산다는 것
이름에 담긴 뜻을
알게 되는 것일까
그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 반대가 무언지 아는 사람
지혜, 맑음, 아름다움, 새로움, 지휘함, 빛남
각각의 테마를 가진 눈은
그 반대를 진하게 보고서야
자신의 이름으로 또렷이
울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지혜롭지 않음
맑지 않음
아름답지 않음
새롭지 않음
조율할 수 없음
빛나지 않음
이게 무언지 모른다면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좋다고 여기는 그 모든 것을
온몸으로 기억하는
나의 이름
집으로 가는 길
이리가도 저리가도
다 괜찮다
우리는 세상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진동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세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그 특별한 울림
특별한 색이 한데 모이면 마법이 펼쳐지지
반짝반짝 일상의 빛이 되는
너무도 평범하여
너무도 비범한
존재의
기억
혜민
린아
진미
새별
하경
현
+ 이전의 눈이 사회적 자아 너머 본연의 색들이 살아나 움직이는 커뮤니티를 말씀하셨는데 이번에는 흥미로운 한 모임의 아름다운 눈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매번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다음 눈과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서로의 눈을 바라본 시간, 몸동작으로 익힌 이름,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