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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균의 코드블랙 Mar 19. 2021

브런치 이름을
‘코드블랙’으로 바꾼 이유

    

병원에서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용 코드’라는 걸 사용합니다. 


의학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을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코드 블루(code blue), 코드블루” 공지가 나오면 의료진이 우르르 뛰어가는 장면 말이죠. “환자가 심정지할 것 같아욧!”이라고 방송을 하면 주변 환자들이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이런 걸 피하려고 긴급 상황이나 공지사항을 코드명을 통해 전파하는 것이죠.  


코드 블랙’(code black)은 폭탄 위협, 테러, 환자 밀집으로 의료진, 의료 자원 부족시 발효되는 긴급코드입니다. 이번에 브런치명을 <김양균의 코드블랙>으로 바꾼 이유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릅니다. 


제가 힘을 주어 쓰려는 글은 중동과 아시아 등지의 여러 분쟁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 내전과 그 와중에 자행되는 인도주의 재앙 상황에 대한 것입니다. 이러한 분쟁지역에서는 환자들이 넘쳐나고, 감염병 유행도 심각하지만, 적절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쉽게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도 사망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 많습니다. 저는 의학기자이기 때문에 분쟁지역에서의 인도주의 위기를 의미하는 용어로 ‘코드블랙’을 사용한 것이죠. 


(물론 동명의 ‘미드’ 제목이 연상되어 진입장벽이 쉽겠다는 ‘꼼수’도 약간은 있습니다) 


‘전통적인’ 분쟁 지역으로 꼽히는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의 중동 지역을 비롯해 최근에는 홍콩, 미얀마 등 아시아 각국에서도 내부 정세에 따라 크고 작은 혼란과 분쟁, 이에 따른 인도주의 위기 상황이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도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남북이 정전 중에 있으니 ‘오래된’ 분쟁지역이기도 하죠.  


2년 가량 <김양균의 현장보고>를 통해 보건의료, 복지, 여성, 가족 등을 망라한 글을 선보였습니다. 앞으로는 <김양균의 코드블랙>을 통해 중동, 아시아 등지의 분쟁지역 실상을 보건의료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작글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향후 브런치를 통해 선보이는 대다수 분쟁 관련 글은 국내·외 주요 인권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심층 기획물이자 1차 원형물이 될 텐데요. 모두 출간을 염두에 두고 집필됩니다. 


<김양균의 코드블랙>이 여러 브런치 채널 중에서도 그리 ‘핫’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가끔씩 포털사이트 다음 메인에 소개되기도 하고 출판사의 관심도 좀 있는 걸 보면 ‘조용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나름 있긴 한 것 같아요. 반응에 일희일비하진 않지만, 반향이 있으면 작업을 계속할 힘을 얻는 것도 사실입니다.  


요즘처럼 언론 불신, 언론 유감의 시대에 보건의료의 관점으로 분쟁지역의 실상을 글로 전하는 것이 과연 ‘잘 팔리는’ 콘텐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 작업을 왜 계속 하려고 하는 걸까요?ㅋ 


항상 고맙습니다. <김양균의 코드블랙>에 자주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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