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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균의 코드블랙 Aug 26. 2022

아무도 안 읽는 글을 왜 쓰고 있어?


2019년 10월 29일 카카오 브런치에 첫 번째 글을 게재했다. 두 달 후면 채널 운영 3년째가 된다. 이후 2022년 8월 26일 기준 쓴 글은 135개, 구독자 수는 302명이다. 누적 조회수는 30만 채 되지 않고, 하루 평균 조회수는 100 미만이 대부분이다. 두 자리 수, 심지어 한 자리 수의 조회수가 나올 때도 적지 않다.  


수치만 놓고 보면 더는 브런치를 운영하지 않는 것이 맞다. 초반에 반짝 주목받는 글들도 있었지만, 분쟁지역의 인도주의나 코로나19, 보건복지를 주제로 한 글들은 냉정하리만치 외면을 받고 있다.


직업 상 나는 매일 글을 쓴다. 때문에 아카이브의 차원에서 내가 쓴 글을 모아두는 공간으로 브런치를 여기기도 했다. 좋은 글은 사람들이 언젠가 알아보기 마련이라고, 까짓 것 구독자 수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동력이 떨어지만 의욕도 잃기 마련이다. 3년간의 운영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플랫폼의 성격과 내 글이 어울리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자장면을 파는 것과 같은 이질감을 주고 있거나 손님 없는 식당을 꾸역꾸역 운영하는 것과 같은 미련스러움이든, 둘 다이든.


공들인 글을 외면받는 경험은 십수년 동안의 기자생활을 하며 부지기수로 겪었다. 브런치 플랫폼이 생겼을 때 그렇게 외면받았지만 나름 좋은 글이라 생각했던 글들을 선보이고, 평가받고 싶었다. 여기에 언론사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브런치 플랫폼을 통해서도 의미있고, 공적인 영역의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픈 생각도 있었다.  


그 결과는? 앞선 수치로 비추어 볼 때,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에 글을 꾸역꾸역 쓰는 이유는 아직 있다. 이 공간이 재미있기 때문이거니와 요즘 글의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유익하다.


천성이 낙관론자와는 거리가 멀어 잘 되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만다. 그럼에도 "왜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쓰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궁색한 대답을 내놓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브런치를 훑어보시고 개선점이나 조언댓글로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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