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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스토리

바이러스는 여행자를 타고

감염병, 국경은 없다⑦

by 김양균의 코드블랙

2020년 중국의 춘윈 기간은 1월 10일부터 2월 19일까지다. 중국 정부는 이 사이에 약 30 명이 이동할 것으로 추정된다. 7900만 명은 항공기를, 4500만 명 배를 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여행객 사이에 ‘불청객’이 끼어들 수 있다. 불청객은 질병을 발생시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다. 중국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대규모 인구 이동은 질병 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1월 14일 태국 방콕에서 61세의 중국 여성이 고열을 호소했다. 1월 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방콕 수안나품 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 발열체크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환자는 곧장 방콕의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환자 샘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반응에 양성을 보였다.


중국이 아닌 지역에서 첫 감염자가 발견되자,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국민보건위원회(National Health Commission; NHC), 홍콩 보건부 산하 건강보호센터(Centre for Health Protection; CHP), 태국 보건당국은 발칵 뒤집혔다. 태국 보건당국은 현재 환자가 회복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WHO는 여행 시 개인들이 음식과 환경 위생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CHP 대변인의 말.


“CHP는 WHO, NHC, 태국 보건당국과 감염 확대 등 위험 요소 모니터링에 공조를 유지할 것이다.”


사진=CCTV


안심은 이르다


중국 우한시에서 집단 발병한 41명의 환자 중에서 일부 감염자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바이러스 발생지인 화난 수산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우한시건강위원회의 발표를 종합하면, 한 부부 환자의 사례는 사람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 섣부른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여성 환자는 한 번도 수산시장에 방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남편은 시장 상인이었다. 그도 감염됐다. 우한시건강위원회는 발표는 이렇다.


“역학 조사결과 사례가 발견되지 않아 사람간 감염은 배제했다. 위험성은 낮다.”


우리나라 정부 당국자에게도 비슷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우한시 부부 감염자) 매우 밀접한 접촉자에 의한 단 하나의 감염 사례인건데요. 태국 보건당국은 자국 내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밀접한 접촉이 아닌 일상접촉, 그러니까 대화 등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거죠.”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뉴스 화면 갈무리


설을 대비한 검역에 걱정이 됐다. 우리도 설맞이 검역 강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정부쪽의 이야기는 좀 심드렁했다.


“우한 직항기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단계의 검역을 하고 있고요. 입국자 한명마다 개별 발열확인을 하고 있어요. 발열 감시 카메라가 아니라 개별 발열체크요.”


최고단계라고 하니 안심해도 되는 걸까. 의심 많은 나는 당분간 의심을 거두지 않기로 한다. 다음의 우한시 건강위원회의 발표 때문이다.


바이러스 창궐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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