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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나의 관계

by 장희숙

나이가 들수록-

다려져 선이 뚜렷한 옷보다는 흘러내리는듯한 무심한-

심리학보다는 인문학-

소설보다는 산문집-

원색보다는 채도가 낮은 유채색-

전기보다는 여행집-

음악은 대중적인 것보다는 클래식한 것-

그림은 인상주의보다는 입체주의-

관계의 명료성보다는 모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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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어도-

실용성보다는 끌림-

여행의 목적은 맛집보다는 투어-

사진은 되도록 자주, 많이-

여전히 챙김보다는 내버려 둠-

관계에서만은 수동적-

해야 할 것 먼저보다는 하고 싶은 것 먼저.


아닌 건 아니라고 꼭 말해야 하나.

아는 건 안다고 꼭 말해야 하나.

말과 말투, 언어의 세심함을 극도로 따지는 이상한 버릇.

생각의 다름이 확실할 땐 인정보다는 회피가 편한.

아직은 나와 비슷한 사람과만 통하고 싶은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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